불안한 경상흑자…환율 영향력 확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도병욱 기자 | 2009.05.28 11:59

환율 영향력 여행수지→상품수지로 확산..경상흑자 규모 감소예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다소 줄어든 가운데 환율 하락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해외 여행이 늘어나며 여행수지 적자가 커진 데다 수출 등에 미치는 효과도 5월부터는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그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은은 5월 경상흑자 규모를 30억 달러 선으로 예상했다.

◇4월 경상흑자 왜 줄었나 = 4월중 경상수지는 42억 8000만달러 흑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올해 3월(66억5000만 달러), 지난해 10월(47억53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많은 규모다.

특히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 모두 전월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61억 7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6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한 3월에 비하면 흑자폭이 줄었지만, 3월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 것은 여행수지 악화와 대외 배당금 지급 등의 영향 때문이다. 여행수지는 환율 하락 등 요인으로 출국자 수가 늘어난 데다 국내 방문 해외방문객도 줄면서 2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 수입은 지난 3월에 9억1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7억8000만 달러로 줄었고 지급은 7억9000만 달러에서 10억2000만 달러로 늘었다. 여행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소득수지는 대외 배당금 지급(4월 18억5000만 달러, 3월엔 8억7000만 달러)으로 적자규모를 키웠다. 3월 2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8억 6000만 달러로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배당금 등 계절적 영향이 있고 환율 영향력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4월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여행수지를 적자로 돌아서게 만들고 경상이전수지 흑자폭을 줄이는 등의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계정변동조정 경상수지(4월)는 65억1000만 달러로 전월(66억4000만 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계절적 요인을 빼면 환율의 몫이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달러 환율은 3월 평균 1461.98원에서 4월 들어 1341.90원으로 하락했다.

◇경상흑자 점차 준다= 향후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그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이영복 팀장은 "5월에는 본격적으로 환율 하락 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보여 30억 달러 이상의 흑자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흑자폭 감소의 주요 원인은 역시 환율 하락이다. 5월에도 환율 하락이 여행수지나 경상이전수지의 적자폭을 키우는 가운데 수출 등 상품수지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종플루와 5월 연휴도 주요 변수다. 신종플루 발병 이후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뜸해지고 있어 여행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어린이날, 근로자의 날 등 휴일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상품수지와 해외여행 확대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견해다. 다만 4월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였던 대외 배당금 문제는 5월에 대부분 해소될 수 있다.

3 ~ 4월의 131억 달러 경상 흑자의 의미에 대해서는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지는데 따른 불황형 흑자의 산물이라는 견해가 여전하다. SK증권은 “여전히 무역규모로 보면 예전보다 20% 이상 감소한 수준으로 환율효과에 의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하향 안정화됨에 따라 서비스수지 적자와 상품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3월을 정점으로 흑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자본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과 기계.설비 등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입 감소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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