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株, IT 거품 전철밟나?"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본부장 | 2009.05.27 17:15

[마켓 인사이트] " 주식시장도 투우처럼 붉은색에 이성을 잃는다"

일상생활에서 가끔 느끼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이론과 현실은 괴리감을 보여주곤 한다. 주가는 일반적으로 해당 회사의 1주당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주식소유자, 그 중에서도 특히 소액주주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가 M&A(인수합병) 분쟁에 휘말릴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하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경영참여가 원칙적으로 제한된 소액주주의 가치는 회사의 본질가치보다는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타인자본(부채)이 있는 기업의 경우 기업의 가치는 채권자가치가 주주가치에 우선한다. 돈을 벌면 이자부터 먼저 갚고 주주에게 배당을 하 든 유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망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주주에게 지속적으로 배당을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소액주주가치는 0(제로)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런 기업은 채권자가치만 존재하는 것이다.

채권자가치마저 없는 기업은 결국 망하든가 아니면 주주에게 또 손을 벌려야 한다. 자산이 많다 하더라도 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그런 자산은 제값을 받고 팔기도 어려운 게 일반적이다.

상장기업의 주주가치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경영권프리미엄이 감안된 대주주가치는 M&A가 일어날 경우 계산되어 나오지만 소액주주의 가치는 때론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거래되고 가끔은 버블 속에서 거래된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야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참 묘한 특징을 갖고 있는 거 같다. 비교적 주주가치의 측정이 용이한 기업(안정적인 이익창출 능력을 가진 기업)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주주가치보다 낮게 평가되어 거래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성장성이 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주가치 측정이 어려운 기업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계산된 주주가치보다 높게 거래된다.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의 성격이 위험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생각할 때 크게 무리한 것은 아닐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측정이 용이한 기업의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이길 확률이 크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성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사서 주주가치가 발현될 때까지 굳이 보유할 필요는 없다는 측면에서는 이런 유형의 주식이 단기차익을 내기 쉬울 수도 있으나 초기흐름에 편승하지 못할 경우 이 또한 쉽지 않고 탐욕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허탈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10여년전 IT버블 때도 그 뒤에 나타난 바이오버블 시기에도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지 않은 실패를 경험했다. 최근에 불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테마가 과거의 전철을 밟을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실현가능한 기업가치 수준까지 주가가 올라갔다면 더 오를 가능성보다는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물론 몇몇 기업 정도는 미래의 주주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겠지만 관련 테마주 모두가 그럴 거라는 기대는 너무 높지 않나 싶다

투우경기에 나오는 소뿐만이 아니라 주식시장에 참가하는 시장참여자들도 붉은 색에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인 거 같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시장에 참여한 본연의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