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리먼사태 흔적…실물 충격 진행형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05.27 16:06

증시·소비심리·체감경기 작년 9월 이전으로..고용 충격·추가 부실 우려

주식시장과 심리 지표를 중심으로 글로벌 위기의 중대 고비였던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파산 신청) 전후의 충격 흔적이 빠르게 지워져가고 있다. 증시와 소비심리 등이 대표적이고 리먼 사태의 진원지였던 미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계는 금융 시스템 붕괴 우려와 심리적인 충격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지만 생산과 고용, 소비 등 실물 부문의 연쇄 충격은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북한 핵 문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치적 혼란 우려 등이 내재돼 있고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율 영향 등에 따른 파급 효과도 커지고 있다.

먼저 리먼의 흔적을 지운 것은 기업의 체감 경기였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기업들의 체감 경기(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3 ~ 4월 꾸준히 호전돼 리먼 사태 전후의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다.

작년 4분기 달러에 목말랐던 은행들의 외환 사정도 꾸준히 개선돼 리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3개월 이내 기준)이 올 들어 꾸준히 호전된 결과다. 우리나라의 대외 순채무도 작년 9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지수도 최근 5일(21 ~ 27일) 연속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 3월부터 이어진 꾸준한 상승으로 지난 20일 1435.7까지 올라서며 지난해 9월 수준을 회복했다. 소비심리(한은 소비자심리지수, 삼성경제연구소 소비자태도지수 등)에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 경기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변동성지수)도 각각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높거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5월)도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등 글로벌 위기 대응책과 이에 따른 증시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결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리먼 사태는 금융위기가 응축된 결과로 실물 충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규모는 작지만 여전히 은행 파산(올해만 36곳, 작년 25개)이 계속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수출, 생산, 고용 등의 지표 악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도 몇 가지 지표 개선으로 현재 진행형인 위기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 것과 관련해 경고등을 켜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여러 강연 등을 통해 “통화 및 재정확장 정책 기조를 변경할 계획이 없고 지금은 분명한 경기 하강 국면”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북한의 핵실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의 정국 불안 가능성 같은 국내적인 문제와 영국발 금융위기설, 미국의 신용카드나 중소형 은행 부실 문제,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충격 등도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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