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을 위협하는 화석연료의 고갈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6.01 13:10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10-2> 주요 에너지 자원의 가채연도


대통령 자문 녹색성장위원회의 김형국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온 것은 돌이 모자랐기 때문이 아니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해줄 새로운 유전 개발은 더디다. 게다가 화석연료를 가공하거나 이를 태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선 부득불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환경에 해로운 에너지원에 의존하는 경제가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와 더불어 태양·바람 등 청정에너지원을 활용한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제는 석탄·석유 등 인류가 의존해 온 에너지 자원들이 김 위원장의 예상보다 더 빨리 고갈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세계적 석유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움(BP)은 지난 57년 동안 매년 전 세계의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수요량·생산량 및 가채연도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왔다.

이 회사가 지난해 6월 내놓은 '세계 에너지 통계자료 2008'에 따르면 2007년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석유는 1조2379억 배럴에 이른다. 전 세계 하루 석유생산량이 8153만 배럴임을 감안하면 전 세계의 석유는 약 41년이면 전부 고갈되고 만다.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천연가스의 부피는 177조3600억㎥에 달하지만 매년 캐내는 천연가스의 양은 2조9400억㎥에 이른다. 천연가스도 61년이 채 안돼 사라질 수 있다.

그나마 석탄은 상황이 낫다.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은 8474억8800만톤에 이르는데 현재처럼 매년 약 50억톤을 채굴하더라도 169년 이상 쓸 수 있다. 물론 석탄 생산이 지금 수준에서 머무른다는 전제에서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 역시 1620만톤, 즉 약 250년간 쓸 수 있는 분량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곤 있지만 실제 확인된 매장량은 약 455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만5000톤 가량의 우라늄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70년이면 우라늄이 고갈된다. 물론 한번 사용한 연료봉을 재처리해서 얻은 플루토늄을 다시 연료로 사용한다면 무려 3600년 사용할 수 있기는 하다. 방사성 폐기물 등 안전성 논란은 논외로 한 수치다.

물론 가채연도를 계산하는 방법이 현재 확인된 매장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추가 탐사를 통해 새로운 광산·유전이 발견된다면 이 연도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매장된 화석연료와 우라늄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만이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자원 고갈에 따라 현재의 문명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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