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엔 '자원봉사자'가 없다?

봉하(김해)=김지민 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 2009.05.26 15:05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 째···봉하마을 스케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를 훌쩍 넘긴 봉하마을엔 '자원봉사자'가 없다. '자원봉사자'나 '진행요원' 어깨띠를 두른 사람이나 일반 조문객이나 자원봉사자의 구분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곳에선 누구나 자발적으로 필요한 일을 하고 돕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다음 날 이곳으로 향하는 몇몇 조문객들과 함께 차를 나눠 타고 부천에서 달려온 온 유 모(25)씨는 "특별하게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든 누구든 원하는 사람은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조문객들에게 식사지원을 하고 있다.

유씨는 삼일 째 '노 전 대통령에게 남기는 메세지'를 기록하는 방명록과 검은색 '근조' 리본을 조문객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있은 후 전날까지 봉하마을을 찾은 애도객의 수는 4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급작스런 서거 소식에 첫 날 봉하마을은 다소 정리되지 않은 분위기였으나 날이 갈수록 장내는 차분해지고 질서가 잡혀 가는 모습이다.

소리 없이 쓰레기를 치우고 장내를 정리하는 자발적 봉사자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 자발적 봉사자들은 조문객들에게 방명록을 작성하도록 돕거나 근조 리본을 제공하는 역할, 식사 제공, 교통정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조문객들에게 대접하라고 생수, 음료 등을 지원하는 기업체나 개인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심귀숙(44) 김해시 진영농협 복지계 팀장은 "어제는 함안에서 무 농사를 짓고 있다는 분이 국밥 준비하는 데 사용하라고 무를 한 트럭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날 밤에 부산에서 왔다는 심 모(52)씨는 이곳 자원봉사회 소속이 아니지만 이들과 함께 일을 돕고 있다. 그는 "직장 때문에 잠깐밖에 도울 수 없지만 그래도 꼭 한번은 와서 노 전 대통령 가시는 길을 함께 하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자원봉사자들은 26일에도 수많은 조문객들이 봉하마을을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날보다 많은 음식을 준비해 놓고 있다. 이들 식량은 주로 진영농협에서 제공되고 있다.

어제만 4만여 그릇이 제공된 소고기 국밥은 7만명 정도 분량을 넉넉히 준비했다. 그 외 수박 1000통, 컵라면 700박스, 빵, 우유, 시루떡도 전날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수량을 확보해 놨다.

조문객들에게 제공되는 생수의 경우 2시간마다 1톤 트럭 정도 분량이 소비되고 있어 대강의 수량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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