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부드러워진 포스코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5.27 08:27
▲정준양 포스코 회장
포스코의 경영전략이 최근 유연해지고 있다. 고객사에 대한 맞춤형 생산 확대, 철강제품 가격 조기인하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진 가운데 '상생'을 강조하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신차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공동개발에 참여해 완성차 업체가 필요로 하는 강판을 주문에 따라 맞춤 생산하는 조기공동개발(EVI) 서비스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현재 포스코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초고강도 강판 등에 대한 EV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자동차 강판을 필요로 하는 사양에 꼭 맞춰 공급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EVI 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지만, 철강산업의 꽃에 해당하는 자동차 산업의 고객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 EVI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포스코가 빨라야 6∼7월 중 철강제품 가격을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조기에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도 한층 유연해진 포스코 경영전략의 사례다.

포스코는 지난 15일 출하분부터 국내에 판매하는 모든 철강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열연코일 가격은 톤당 85만원에서 68만원으로, 조선용 후판 가격은 92만원에서 82만원 내렸다. 인하폭도 사상 최대였다.


당초 포스코는 현재 진행 중인 철광석 구매협상에서 철광석 인하를 관철시키고 기존 가격으로 들여온 고가 철광석을 6월까지 모두 사용한 뒤 하반기에나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 철강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심해지자 전격적으로 조기 인하를 결정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적인 가격 전략을 펴온 포스코가 이처럼 전향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해외 투자 전략도 기존에 공장설립(그린필드)식 투자에 집중하던 것에서 지난 2월 정 회장 취임 후 인수·합병(브라운필드)식 투자도 병행 추진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전세계적 경기침체로 해외 제철소들의 매각 가격이 떨어진 만큼 M&A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경기침체로 가동률이 낮아지고,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에 진출하는 등 경영환경도 바뀌고 있는 만큼 포스코 입장에서도 경영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기 가격 인하 등의 경우 정 회장 취임 후 '상생경영'이 좀 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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