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도발, 강력대응"vs中러 "신중대응"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9.05.25 17:23

내일 새벽 안보리 비상회의 소집

북한의 두번째 핵실험 강행에 대해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일제히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에 대해선 다시 입장이 갈렸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을 도발로 규정하고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도는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 사회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새벽(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행동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해쳐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운반 수단의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 위협은 국제 사회의 행동을 정당화시켜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끝으로 북핵에 대처한 동맹국과 유엔, 6자회담 참가국간의 긴밀한 국제공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 대통령이 특정 국제 현안에 대해 새벽 시간대에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당국자는 "북한의 주장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 사실 확인을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관련국 정부와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확실한 대응을 강조하는 한편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조선중앙통신의 핵실험 보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도발에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 북핵 전담 내각 대책실이 설치되기도 했다.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차관은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9차 ASEAM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외무상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핵실험 문제를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안보리 회부 등 대북 제재에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정부는 핵실험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셈 회의에 참석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유 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 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날 핵실험으로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인식에는 공감했으나 핵실험과 관련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양 부장의 북한 비핵화 우선 발언은 2차 핵실험에도 불구, 북핵 논의가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의 틀 안에서 계속 논의돼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역시 신중한 대응을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이) 불안을 조장하겠지만 최종 결정에 앞서 (모든 것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며 성급한 결론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했다.

한편 영국 BBC방송은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의 발언을 인용, 안보리 비상회의가 이날 저녁(현지시간, 한국시간 내일 새벽) 소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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