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은 입관(入棺)에 앞서 오전 1시29분부터 35분여 동안 시신을 씻기고 수의를 입히는 절차인 염습(殮襲)을 한 뒤 노 전 대통령을 관에 모셨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23일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임시 입관돼 봉하마을로 운구된 뒤 부패를 막기 위한 방습처리가 된 상태로 보존돼 오다 이날 정식으로 입관됐다. 유족들은 입관이 마무리된 뒤 상복으로 갈아입고 첫 번째 제사를 지냈다.
입관식은 권 여사와 형 건평씨,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 유족과 이호철 전 국정상황실장, 서갑원 민주당 의원, 변양균 전 정책실장,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장관, 윤태영 전 대변인 등 노 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낸 정치권 인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난 23일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확인하고 실신한 뒤부터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저에 칩거해 온 권 여사는 오전 1시58분께 봉하마을 사저를 나서 차량을 타고 오전 2시께 빈소에 도착했다.
권 여사는 검은색 상의와 회색 하의 차림의 초췌한 모습으로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눈물을 흘리며 빈소 안으로 들어가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권 여사가 빈소에 도착하자 분향소 곳곳에서 조문객들이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권 여사는 입관식 절차를 모두 마치고 오전 3시13분께 빈소에서 나와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다시 사저로 돌아갔다.
입관을 참관한 천호선 전 홍보수석은 "삼베 수의를 입은 모습이 잠들어 계신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아 조문조차 하지 못한 조문객들은 입관식이 진행되는 동안 아쉬움에 발만 동동 굴렀다.
조문객 김창수(36·경남 통영)씨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얼굴을 뵙지 못해 너무 아쉽다, 부디 가시는 길이 평안하시길 빈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조문객 서연희(29·여·울산)씨는 "노 전 대통령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흐느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화장장으로 치러진다. 화장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기는 전직 대통령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장지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며 유골도 이곳에 안치된다.
장례식은 7일 동안 국민장으로 거행되며 노 전 대통령은 29일 발인식을 거쳐 영결식과 안장식을 치른 뒤 영면(永眠)에 들어간다. 영결식은 29일 진영읍에 있는 김해공설운동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은 정부 측과 노 전 대통령 측이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위원장 형식이 될 경우 정부 측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노 전 대통령 측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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