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고위, '침통·애도' 국민장 요청(상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9.05.24 12:31

안상수 "유족, 국민장 받아들여달라"....대표단 조문시기 박대표 귀국후 결정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24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전날에 이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안상수 원내대표 주재로 열인 이날 회의에선 참석자 전원이 검정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을 한 채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고, 유족들에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저마다 노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노 전 대통령과 사법고시 17회 동기인 안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저와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동고동락한 친구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지난 1976년 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절친했던 사시 동기들과 찍은 낡은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제 노 전 대통령이 계시던 부산대 병원에서 문재인 전 비서실장에게 조문을 정중히 하고 집에 돌아와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의 정치가 투쟁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야지 않겠느냐, 팍팍하지 않고 서로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아울러 "한나라당 의원들과 당원, 많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조문을 하고 싶어 한다"며 "유족들께서 '국민장'을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대한민국 국가 원수였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국가 최고지도자가 돼서 우리 사회의 많은 분들께 꿈과 희망 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이번 비극은 노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왜 우리 대통령들은 퇴임 후 가족들 문제로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고인이 바라는 국민 화합과도 맞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2년 초 노 전 대통령이 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란 책을 읽고 인터넷에 "노무현이 추구하는 정의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글을 썼던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고맙다'며 연락을 해 온 기억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태열 최고위원 역시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부산 북강서을에서 노 전 대통령과 겨뤘던 기억을 되새기면서 "현직에 계실 때 추구했던 노선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분이 추구하고자 했던 '모두가 잘 사는 대한민국 건설'의 뜻이 잘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당 대표단의 조문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이날 오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에서 귀국하는 박희태 대표와 만나 논의키로 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민장으로 치러질 지 가족장으로 치러질 지 결정이 안 된 상태"라며 "장례 절차가 정해져야 조문 일시와 형식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오후 박 대표께서 귀국하는 인천공항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공식 조문과 별도로 이날 새벽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근조'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소속 의원 전원이 각자 사무실에도 근조 현수막을 내걸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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