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대통령 투신 직전 경호관과 '농담'

경남 창원=류철호 기자 | 2009.05.24 00:03

바위에 20여분 머물다 갑자기 투신‥경호관이 밝힌 투신 경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화산 7부 능선의 일명 '부엉이 바위'에서 경호관과 가벼운 농담을 나누다 갑자기 뛰어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는 23일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청와대 소속 경호관 이모씨를 상대로 투신 경위 등을 조사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 부근에서 20분가량 머물다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이 가벼운 농담을 건넨 뒤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손을 쓸 틈조차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노 전 대통령은 이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고 경호관이 "없습니다. 가져올까요"라고 답하자 "됐다. 가지러 갈 필요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여기가 부엉이 바위인데 실제 부엉이가 살아서 부엉이 바위인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예전과 다른 낌새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마음 속 고민을 털어 놓는 등 개인적인 부분은 비서 소관이고 단순히 수행하는 경호관의 소관이 아니어서 잘 모른다"고 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을 상대로 2시간여 동안 투신 당시 상황을 조사했다. 또 이 경호관이 신변경호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지 못한 것이 형사입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 한 짝과 피 묻은 상의를 발견해 감식작업에 들어갔다.

이 수사본부장은 수사브리핑에서 "사건 현장에 있던 등산화 등을 감식하고 있다"며 "추가 유품을 찾기 위해 현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되기 전 허기영 부산대 법의학 교수와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이 입회한 가운데 시신을 검시했다.

경찰은 유가족, 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등 전 국민적 관심과 사건의 중요도를 감안,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