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누구… '파란만장' 했던 삶

류철호,정진우 기자 | 2009.05.23 11:18
23일 오전 사망한 노무현(63) 전 대통령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1946년 8월6일 경남 김해에서 아버지 노판석씨와 어머니 이순례씨 사이에서 3남2녀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진영대창초등학교(59년)와 진영중학교(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66년)를 졸업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성장한 노 전 대통령은 이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도 원주에 있는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제대 후 고향에서 부인 권양숙씨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를 낳았다.

고졸 출신에게 사법고시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에 합격한 그는 두 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고졸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노 전 대통령은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1978년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는 1981년 제5공화국 정권의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각종 인권사건 변론을 맡았고 1987년에는 대우조선 노동자가 시위 도중 사망한 사건에 연루됐다가 제3자 개입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13대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발탁돼 1988년 정치에 입문했다.

초선의원 시절인 1989년 국회 5공 청문회에서는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고 날카로운 질문 세례를 퍼부으며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낙선, 1996년 서울 종로의 패배 등 쓰라린 경험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해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이어 1998년 7월 서울 종로 보선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봤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출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됐고 국민적 지지의 출발점인 '노사모'도 이 무렵 탄생했다.

그는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으로 정치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그는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섰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맞받아치며 극복했다.

몇 차례 말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지도 하락을 경험했지만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 협상 등을 거치면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제16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는 등 정치적 굴곡은 계속됐다. 그의 20년 정치 인생은 말 그대로 '충돌'과 '도전'의 역사였다.

그러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계 로비가 공개되면서 노 전 대통령은 그가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웠던 '도덕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들도 비리 의혹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형 건평씨가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에 구속 수감됐다.

노 전 대통령 자신도 재임 시절 박 전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세 번째였다.

특히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도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등 일가족이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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