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뜬 정부단속,부동산 투기 다시?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9.05.21 13:57

[이슈점검]유동성·금리 여파 국지적 현상…엇박자 정책에 시장 혼선

수도권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인천 청라지구에서 시작된 청약 열풍이 서울 신당동, 경기 의왕,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

일부 단지 모델하우스 주변에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이 등장해 분양권 전매를 부추기자 급기야 정부가 현장 점검에 나설 정도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일부터 수도권 분양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단순 점검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투기행위 단속에 들어간 셈이다.

정말 부동산 시장에 투기·과열 조짐이 일고 있을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수도권 일부 단지에 국한된 현상일 뿐 투기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한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여파로 투자수요가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 살려야한다며 규제를 풀어 주고는 돌아서서 투기 운운하는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꽁꽁 얼어붙었던 시장에 이제야 온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정부가 성급하게 찬물을 뿌렸다는 것이다.

◇수도권 분양시장 어떻길래=수도권 분양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모델하우스마다 방문객이 수만명씩 몰리는가하면 전 주택형 1순위 청약 마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마저 청약률 0%를 기록하는 등 대거 미달사태를 빚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내놓은 '더샾 하버뷰Ⅱ'는 지난 13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285대 1(평균 6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천 청라지구 한라비발디, 한화꿈에그린, 호반베르디움, 롯데캐슬 등도 1순위에서 전 평형 청약 마감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 신당동 '래미안신당2차', 경기 의왕 '래미안에버하임' 역시 인기를 끌었다.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도 등장했다. 부동산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분양단지보다 싼 값에 책정돼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계약후 1∼3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인천 송도·청라지구 아파트의 불법 분양권 전매를 부추기고 있다.


↑ 인천 신현 'e-편한세상·하늘채' 모델하우스.

◇청약열풍, 부동산 투기 전조일까=정부는 수도권 일부 단지의 청약열기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시중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달하는데다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소득세 중과 등 부동산 투기를 제어할만한 규제를 대부분 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청약열풍을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과거와 같은 투기장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시중 자금이 넘치고 금리가 낮으니 수도권 인기 단지에 돈이 쏠리는 것이 당연하다"며 "인천 송도·청라 아파트 청약자의 40% 이상이
외지인이지만 시장 여건상 단타 거래로 차익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금리 2%짜리 은행 예금과 최소 수천만원 웃돈이 보장되는 아파트 중 어느 쪽으로 돈이 몰리겠냐"며 "하지만 실물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지 않는한 수도권 청약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수시로 바뀌는 부동산 정책 방향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하려고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어준 것 아니였냐"며 "이제야 정책 효과가 나타나려는데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느니, 현장을 단속하겠다느니 하며 시장에 혼선을 주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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