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포르쉐 싸움은 '집안 싸움'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9.05.20 15:45

사촌간 포르쉐-폭스바겐 회장 앙숙, M&A 불거지며 갈등 고조

독일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다시 인수합병(M&A) 논의에 나섰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저변에는 서로 앙숙이 된 '한 가문, 두 집안'의 감정 싸움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볼프강 포르쉐 포르쉐 회장과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 회장은 포르쉐/폭스바겐의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손자들이다. 한 뿌리에서 나온 두 회사와 마찬가지로 서로 사촌지간이다. 이름도 할아버지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았다. 그러나 사이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간의 감정 대립은 2005년부터 포르쉐가 폭스바겐 주 매집에 나서며 극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모든 주들이 곤두박질쳤지만 폭스바겐주가 이상 폭등세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창업자 포르쉐 박사의 직계인 포르쉐는 덩치는 비교가 안되지만 폭스바겐의 지분 51%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인수에는 폭스바겐의 지분을 보유한 니더 작센 주정부의 승인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물론 그 뒤에는 집안 '형님'인 피에히 폭스바겐 회장의 강한 반대 입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에서 더 나아가 독일 오펠마저 인수의사를 밝히자 '가문의 영광'과 유럽내 자동차 제왕 자부심을 위해 두 집안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통합선언이다.


하지만 감정마저 다스리기에는 역부족인듯 싶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피에히 폭스바겐 회장이 자신의 주도하에 합병을 진행하려 하면서 양사의 M&A가 집안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쉐 회장이 피에히를 밀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업은 피에히 회장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는 것.

결국 피에히 회장이 포르쉐의 약점인 부채(90억유로) 문제를 꺼내들자 1차 협상은 깨지고 말았다.

양사는 19일 협상을 재개했지만 FT는 M&A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결국 양가의 명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오너' 자본주의에도 큰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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