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주민들 '빈축'사는 세운녹지축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9.05.20 15:27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일대에 종묘~남산 간 녹지축을 복원하는 사업이 진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낳고 있다.

서울시는 '세운녹지축 조성사업' 1단계 구간을 완료하고 20일 오전 종묘 앞 현대상가 자리에서 '세운초록띠공원' 준공식을 열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40년 전통의 세운상가 정상 영업 중'이라는 어깨띠를 두른 세운상가시장협의회 상인 500여 명이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오세훈 시장은 인사말에서 "뒤에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상인들이 많은데, 그동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고비 고비마다 합의와 보상, 퇴고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시에서 상인이주대책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세운녹지축조성 사업 2단계 대상인 세운상가 상인들이다. 시는 현대상가를 시작으로 세운상가부터 진양상가까지 녹지축을 조성하기로 했다. 세운·청계·대림상가 2단계 구간에는 2012년까지 폭90m, 길이 290m의 녹지축이 조성된다.

오석태 세운상가시장협의회장은 "1단계로 현대상가를 허무는데, 시에서 통째로 세운상가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아직 개발이 3년이나 남은 세운상가에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운상가시장협의회는 현재 서울시 등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 철거되는 상인들의 이주문제도 남아있다. 세운상가에서 30년째 전자상가를 운영하는 이대일씨는 "이 곳은 10년 넘게 뿌리 깊게 자리를 잡은 상가들이 많아 방산시장 등 주변 요소들과 유효적절하게 연계돼 있다"며 "문정동으로 이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는 "세운상가는 종묘에서 퇴계로까지를 전체적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이라며 "세운상가가 철거됐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온라인, 용산 테크노마트 등으로 전자상가의 상권이 이동했고 경제침체기라 어려운 상태인데 녹지축사업 때문에 상권이 죽었다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도 새롭게 조성된 '세운초록띠공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한 주민은 "24시간 관리를 안하면 '박카스 아줌마'와 노숙자가 넘처나는 종묘공원처럼 쓰레기장처럼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관리사무소를 만들고 전담관리인을 둬 24시간 공원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CCTV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운초록띠공원에 화장실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마땅히 화장실을 설치할 데가 없어 세운상가와 종묘공원 화장실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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