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단기부동자금 많다는데 동의안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5.19 20:07

(상보)"실물부분에 더 흘러가야… 올해 유동성 회수 힘들 것"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전체적으로 단기부동자금이 많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이 절대 아니며 올해는 아마도 (유동성을 회수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유동성 상황을 보여주는 M2(총통화)는 늘지 않고 있으며 통화유통속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기회복으로 잘못 알고 긴축 정책을 펴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어 대공황이나 일본의 10년 불황처럼 큰 우를 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동성이 국지적으로 이상한 곳으로 가는지 예의주시하겠지만 지금은 자금이 실물부분으로 좀 더 흘러들어가도록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새로운 문제가 야기된다"며 "미시·거시정책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서둘러야 할 만큼의 자산시장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타이밍이 늦으면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며 돱(유동성 회수는) 정책당국이 심사숙고할 딜레마이고 선택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단기유동성이 800조원을 넘어서면서 투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유동성을 흡수한 단계는 아님을 강조하면서도 일부 지역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이 실물에 흘려가지 않는 이유가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체계에서 투자유인을 모색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대안이 준비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장관은 환율정책과 관련해서는 "외환시장의 가장 중요한 펀더멘털은 경상수지인데, 그런 점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는 궤도비행을 하는데 중간지점에 있다고 보면 지금은 안정권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환율의 하락 속도와 폭이 가파르지만 펀더멘털에 따라 안정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윤 장관은 재정건전성과 관련해서는 "내년 세수는 올해 기업활동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 재정여건은 열악하다"며 "지금까지 추진된 감세는 신뢰차원에서 계속 이뤄지나 추가적인 감세는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외국인의 한국투자 최대 걸림돌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라며 노동시장 유연화도 강조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비정규직 임금지원이 비정규직법 통과를 부대조건으로 하고 있다"며 "비정규직법이 6월에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기본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민간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정부의 역할은 2차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 기업 활동이 살아나려면 경기가 회복돼야 하는데 아직 봄 소식이 멀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경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내년에는 따뜻한 봄이 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기대가 있지만 지금은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펴야 봄이 온 것이며 봄 소식을 전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하수는 겁이 없고 고수는 핑계가 없다"며 "불확실성이 있을 때 프로의 신중함, 지혜로움, 후회없는 열정으로 꿋꿋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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