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대출 연체율 급등, 왜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5.20 16:03

부실채권 매각했으나 대출잔액이 연체채권보다 빨리 줄어

저축은행들이 올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대거 매각했는데도 일부 저축은행은 PF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PF대출 연체율 급등=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솔로몬·한국·진흥·서울 등 일부 대형사의 PF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6월말보다 크게 높아졌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솔로몬 24.21%(+8.86%포인트) △한국 20.9%(+8.5%포인트) △서울 43.18%(+15.66%포인트) 등이다. H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1%포인트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보다는 6.8%포인트 오른 30.7%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스위스·토마토·제일저축은행은 연체율이 10% 이하로 내려가며 안정을 되찾았다.

◇연체율 왜 높아졌나=저축은행업계는 올들어 지난 3월까지 2차례에 걸쳐 1조7000억원어치의 PF부실채권을 캠코에 매각했다. 이에 힘입어 PF대출의 건전성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시장은 이례적인 연체율 상승이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업계는 그러나 부실채권 매각으로 전체 PF대출잔액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착시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업계가 캠코에 부실채권을 대량 매각한 뒤 정상채권 회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런 노력으로 전체 PF대출잔액이 크게 줄어든 반면 일부 연체채권 회수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연체율 산출 때 분모에 해당하는 총대출잔액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분자에 해당하는 연체채권 회수가 지연돼 연체율이 되레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축은행별로 최근 9개월간 PF대출잔액 감소율을 보면 △솔로몬 19.9% △한국 26.5% △HK 15.3% 등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5~3.0%포인트가량 낮아지며 건전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PF대출 부실을 털어내면서 되레 손실이 늘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된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단기연체가 늘어나는 점은 경계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1일 저축은행들과 함께 '저축은행의 경영건전성 제고 및 위기극복 이후 선제적 대응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종창 금감원장은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는 한편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합병(M&A) 등 시장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일부 저축은행이 법규를 위반해 업계 전체의 신인도를 해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내부 통제시스템을 구축, 출자자대출 등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간섭으로 인해 저축은행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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