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두산그룹에 차입금 일부 상환 요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05.19 15:06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의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 인수와 관련한 '재무약정' 이행 부담을 완화해주는 대신 차입금의 일부 상환을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등 채권단은 최근 두산그룹이 밥캣을 인수할 때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두산그룹 측에 밥캣 인수 차입금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상환 요구 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은행별로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5억달러 이상은 상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채권단 내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두산그룹은 밥캣의 주력시장인 미국 주택건설 시장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상환 규모를 최소화하더라도 향후 차입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의 재무약정 이행 부담을 완화해주는 대가로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삼화왕관을 매각토록 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산그룹은 밥캣을 인수하면서 특수목적회사(SPC)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을 내세웠고, 그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만 재무약정에 참여토록 했다.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금융 문제는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에 한정된 문제로, 두산그룹 전체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등의 해법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산은 등 국내외 12개 은행으로 이뤄진 대주단은 지난 2007년 두산그룹이 밥캣을 인수할 때 29억달러를 지원했다.

대주단과 두산그룹이 맺은 재무약정에 따르면 밥캣 인수를 위한 SPC인 DII의 대주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올해와 내년 밥캣의 차입금을 영업현금흐름(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의 7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EBITDA 부족분을 증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채워 넣도록 했다.

증자 문제도 변수로 남아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지난해 재무약정에 따라 DII에 10억달러의 자본금을 채워 넣어야 함에도 실제로는 1억8000만달러만 증자했다"며 "나머지 8억2000만달러에 대해서는 추가로 증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산은 등 대주단 측과의 밥캣 인수 관련 재무약정 완화 논의가 잘 결론지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 주택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밥캣의 영업실적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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