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의 고백 "그간 아무 것도 한게 없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5.19 09:00

취임 100일 맞이 소속직원에게 4번째 편지 보내

-"국민 못느끼면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일자리·사회안전망·소비 강조
-구조조정·부실채권·수출감소·내수부진 등 과제로 제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취임 100일을 맞이해 소속 직원들에게 4번째 편지를 썼다. 이번엔 "그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신발끈을 다시 조일 때"라는 격려의 메시지다.

윤 장관은 "국민들이 보기에 재정부는 경제지표 급락세를 겨우 진정시켰을 뿐"이라며 "국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 재정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확실한 방법은 부를 축적해 국민에게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이라며 "정책이 지표 진정을 넘어 일자리와 사회안전망과 소비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제너럴모터스(GM) 등 거대기업의 파산 가능성 △여전히 불안한 국제금융시장 △빠르게 늘고있는 부실채권 △수출감소와 내수부진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조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 "지금이야말로 다시 신발끈을 조일 때"라고 밝혔다.

또 "고개를 들어 멀리 목표점을 확인하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라며 "현장과 호흡하고 상황을 장악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열심히 해달라 당부지만 소속 직원보다 윤 장관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에 가깝다.


윤 장관은 '먼저 병을 앓아본 사람이 의사'라는 뜻의 '선병자의'(先病者醫)라는 옛말을 인용하면서 "재정부가 위기극복을 위한 대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의 항해 경험을 또 다시 세계와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강의 기적이 선배들의 영광인 것처럼 지금 그려나가는 항해지도는 온전히 여러분의 몫일 것"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윤 장관은 100일간의 소회도 풀었다. 취임 당시 상황을 '엘리베이터 애널리시스'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참담한 심정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애널리시스란 내려갈 것으로 보여 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려가고 있어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마치 싸움소처럼 달리면서 동시에 판단하고 매뉴얼없이 싸웠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그 결과가 광고업생산, 경기동행·선행지수, 경상수지, 실업률 등 일부 지표의 개선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기회복이 가장 빠를 것"이라거나 "한국은 경기부양 효과를 보여준 첫번재 국가"라는 국제기구나 외신의 반응과 주요 투자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도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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