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그리고 우리는] 탈출 계획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2009.05.18 17:46
글로벌경제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난 듯이 보인다. 아직도 베어마켓랠리라든지, 더블 딥의 가능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작년 하반기에 전 세계를 덮었던 공포와 두려움은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응급조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수하여야 하는가 하는 탈출계획을 수립할 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한 각국의 응급처치 방식은 국가별로 충격의 정도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요소는 금리인하와 양적 팽창 정책을 통해 통화를 과감하게 확대공급하고, 적자재정을 감수하고서라도 재정을 과감하게 확대하는 정책이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준금리를 계속인하하여 역사상 가장 낮은 2%까지 낮춘 상태이며, 경기부양을 위해 27.7조원을 사용함으로써 금년도 GDP대비 재정적자의 비율은 외환위기때의 5.1%를 넘어서 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 한국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에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줄 수 있다.

먼저 많이 풀린 통화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거나,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 등에서 버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일반적으로 재정은 한번 확대되면 줄이기 어렵기 마련인데,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을 지난 해에 비해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고 하겠다.

이는 최종적으로 국가부채의 증대로 연결되고 국가신인도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한 탈출계획이란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버블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환수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계획을 의미한다. 재정정책 측면에서 볼 때 재정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올려서 재정흑자를 통해 국가부채의 증가를 막아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정책 모두 쉬운 일은 아니다. 섣부른 금리상승이나 재정축소는 겨우 살아나는 경제를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이다. 지금부터 정교한 탈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투자자들도 이러한 정부의 탈출계획이 예정되어 있음을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음주 뺑소니' 후폭풍…끈끈하던 개그 선후배, 막장소송 터졌다
  2. 2 '나혼산'서 봤는데…'부자언니' 박세리, 대전 집 경매 넘어갔다
  3. 3 "못생겼어" 싼타페 변신 실패?…대신 '아빠차' 등극한 모델은
  4. 4 피자·치킨 20인분 배달가니 "안 시켰다"…후불 '음식테러' 한 사람 정체
  5. 5 군중 앞 끔찍한 전처 살해…"안 잡힐 자신 있다" 증발 16년째[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