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15일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S&T기전 공장 앞마당에서 한진중공업, 이원정공 등 S&T기전과 관계없는 금속노조 부양(부산양산) 지부 조합원들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얻어맞아 병원에 실려갔다. 최 회장은 허리와 목, 인대 등에 부상을 입고 3일째 입원 치료 중이다.
S&T기전은 불법집회와 폭력을 주도한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등 20여 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노조원 180여 명은 지난 13일부터 S&T기전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S&T기전 현장위원회 대표 신모(47)씨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임금협상 과정에서 작업장 내 폐쇄회로TV(CCTV)를 파손하고 현장 근로자의 생산라인을 제 멋대로 재배치해 정직 처분을 받은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다. 신씨는 이에 불복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지만 이달 7일 기각됐고 이때부터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노조원 180여명을 끌고와 점거농성을 벌여왔다.
불법점거중인 금속노조측은 근로자들의 전환배치, 사내 협력사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신씨 등 간부 2명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해왔다.
회사측은 올해 3월에 작업 물량 감소로 당사자들과 협의해 타 업무로 전환배치 했는데 금속노조측이 이것을 문제삼아왔다고 밝혔다. 근로자 전환배치는 회사의 인사권이며 S&T기전은 비정규직이 없고, 사내 협력사 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S&T기전과 무관한 일이며 노조간부 징계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불법 점거 3일째인 지난 15일 정오 김택권 S&T대우 대표를 비롯해 직원 4~5명과 함께 현장에 나가 불법 점거를 풀고 철수할 것을 요구하다 이들로부터 폭행당했다.
최 회장은 등 뒤에 선 한 노조원으로부터 목이 휘감기고 주먹으로 머리를 맞았다. 또 생수통으로 추정되는 둔기에 또 한 차례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S&T기전 직원들이 이를 말리려 했으나 금속노조가 이를 막아서는 바람에 최 회장은 마당에 쓰러진 채 한동안 방치됐다.
S&T기전은 불법 천막농성과 폭력을 주도한 금속노조 부양지부 조합원 중 신원이 파악된 20여 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얼굴이 드러난 이들 20여 명은 지난 2007년 7월20일에도 S&T기전의 모기업인 S&T대우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한 바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금속노조측은 최 회장이 구사대를 동원해 자신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T기전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필름을 확보, 필요시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은 지난 2005년 5월에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사내 좁은 복도에서 금속노조원 50여명에게 둘러싸인 채 집단폭행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최 회장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척추 3개 부위의 디스크 파열로 중추신경이 압박받는 정도가 심각한 증상)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서울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100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사건에 대해 2008년 1심에서 금속노조원 27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S&T그룹 관계자는 "2005년 사건의 후유증으로 최 회장은 지금도 일어선 채 강연을 할 수 없고, 수시로 손저림과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T대우(부산시 기장군 소재) 인수 후인 2007년 7월에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S&T대우의 본사 건물과 사내식당으로 난입해 무단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집단폭행을 당해 허리 부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측이 최 회장에 대해 이처럼 수차례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최 회장의 경영체제 아래에서 S&T 계열사 노조들에 대한 자신들이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T기전은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업체로 전체 직원 61명 가운데 23명이 노조를 구성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불법점거가 시작된 13일부터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않아 18일 현재 공장가동률은 70%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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