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에 집단폭행 당한 회장님

기장(부산)=김지산 기자 | 2009.05.18 17:54

(종합) S&T기전 노조 간부 징계 구실로 사업장 불법 점거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민노총 소속 타사 노조원들의 공장 불법 점거를 그만두라고 요구하다가 집단 폭행을 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S&T기전 공장 앞마당에서 한진중공업, 이원정공 등 S&T기전과 관계없는 금속노조 부양(부산양산) 지부 조합원들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얻어맞아 병원에 실려갔다. 최 회장은 허리와 목, 인대 등에 부상을 입고 3일째 입원 치료 중이다.

S&T기전은 불법집회와 폭력을 주도한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등 20여 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노조원 180여 명은 지난 13일부터 S&T기전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S&T기전 현장위원회 대표 신모(47)씨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임금협상 과정에서 작업장 내 폐쇄회로TV(CCTV)를 파손하고 현장 근로자의 생산라인을 제 멋대로 재배치해 정직 처분을 받은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다. 신씨는 이에 불복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지만 이달 7일 기각됐고 이때부터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노조원 180여명을 끌고와 점거농성을 벌여왔다.

↑최평규 회장이 금속노조 부양지부 노조원들에 폭행당한 뒤 S&T기전 마당에 쓰러져 있다.

불법점거중인 금속노조측은 근로자들의 전환배치, 사내 협력사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신씨 등 간부 2명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해왔다.

회사측은 올해 3월에 작업 물량 감소로 당사자들과 협의해 타 업무로 전환배치 했는데 금속노조측이 이것을 문제삼아왔다고 밝혔다. 근로자 전환배치는 회사의 인사권이며 S&T기전은 비정규직이 없고, 사내 협력사 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S&T기전과 무관한 일이며 노조간부 징계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불법 점거 3일째인 지난 15일 정오 김택권 S&T대우 대표를 비롯해 직원 4~5명과 함께 현장에 나가 불법 점거를 풀고 철수할 것을 요구하다 이들로부터 폭행당했다.

최 회장은 등 뒤에 선 한 노조원으로부터 목이 휘감기고 주먹으로 머리를 맞았다. 또 생수통으로 추정되는 둔기에 또 한 차례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S&T기전 직원들이 이를 말리려 했으나 금속노조가 이를 막아서는 바람에 최 회장은 마당에 쓰러진 채 한동안 방치됐다.

S&T기전은 불법 천막농성과 폭력을 주도한 금속노조 부양지부 조합원 중 신원이 파악된 20여 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얼굴이 드러난 이들 20여 명은 지난 2007년 7월20일에도 S&T기전의 모기업인 S&T대우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한 바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금속노조측은 최 회장이 구사대를 동원해 자신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T기전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필름을 확보, 필요시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은 지난 2005년 5월에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사내 좁은 복도에서 금속노조원 50여명에게 둘러싸인 채 집단폭행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최 회장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척추 3개 부위의 디스크 파열로 중추신경이 압박받는 정도가 심각한 증상)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서울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100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사건에 대해 2008년 1심에서 금속노조원 27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S&T그룹 관계자는 "2005년 사건의 후유증으로 최 회장은 지금도 일어선 채 강연을 할 수 없고, 수시로 손저림과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T대우(부산시 기장군 소재) 인수 후인 2007년 7월에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S&T대우의 본사 건물과 사내식당으로 난입해 무단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집단폭행을 당해 허리 부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측이 최 회장에 대해 이처럼 수차례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최 회장의 경영체제 아래에서 S&T 계열사 노조들에 대한 자신들이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T기전은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업체로 전체 직원 61명 가운데 23명이 노조를 구성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불법점거가 시작된 13일부터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않아 18일 현재 공장가동률은 70%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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