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의견 낸, 간 큰(?) 애널리스트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9.05.18 14:54

투자자·해당기업·동료 애널리스트 눈치… 연평균 0.3%이하 리포트만 "매도"

좀처럼 '매도' 의견을 찾아보기 힘든 국내 증권 애널리스트 풍토속에서 과감하게 '매도' 의견을 내는 애널리스트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18일 금호타이어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이날 금호타이어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지난 4일 메리츠증권은 다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쏟아내는 보고서는 연간 1만5000~1만8000건 수준.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지만 이중 '매도' 의견의 리포트는 연간 50건 미만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연 평균 0.3%도 되지 않는다.

특히 한화증권의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분석대상 5개종목중 3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그가 '매도' 의견을 제시한 기업은 금호타이어 이외에도 한국타이어와 모비스 등 3개사다.

그는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비싸거나,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낮춰야 할 경우 '매도' 의견을 낸다"며 "튀어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기업분석 기법에 맞춰 소신껏 투자의견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을 좀처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개인투자자, 해당 기업, 그 주식을 보유한 펀드매니저까지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그 누구도 매도 의견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반발이다.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면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을 낼 때 그 애널리스트가 속한 증권사를 빼는 등 응징(?)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애널리스트 보고서 때문에 주요 고객을 놓치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꼭 매도의견을 내기보다는 '중립' 의견을 통해 매도 의사를 표시하는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용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투자의견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신을 가지고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투자의견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고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내 증권사들도 외국계 증권사들처럼 자유롭게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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