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평규회장 벌써 3번째 집단폭행, 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5.18 11:30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또 다시 민주노총 조합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이번이 3번째다.

최 회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스타일이다. 현장을 찾을 때마다 영향력 유지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게 봉변을 당했다.

S&T그룹은 15일 부산 소재 S&T기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타사 노조원들로부터 최 회장과 제만호 S&T기전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이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18일 밝혔다.

최 회장의 경우 뒤에서 목이 감기고, 발로 차인 뒤 둔기로 머리를 맞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고 S&T측은 밝혔다.

이 사고로 최 회장 등 임직원들은 각각 머리와 목, 허리, 인대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며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최 회장이 이날 부산 S&T기전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곳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타사 노조원들을 직접 찾아가 해산을 종용하기 위해서였다.

한진중공업, 이원정공 등에서 나온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타사 노조원들은 지난 13일부터 부산 S&T기전 사업장 앞마당을 점거하고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는 100여명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노조원이 있었다.

S&T그룹 관계자는 "이들 타사 노조원들은 S&T기전의 올해 임금협상과는 무관한 정치투쟁을 전개했고, 이에 S&T기전이 천막농성 중단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폭력 사건으로 비화됐다"며 "이번 폭행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폭행 사건과 관련,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측은 최 회장 등 S&T기전 경영진과 관리직 40여명이 먼저 6명만 있던 노조의 천막을 부수고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차해도 부산양산지부장 등 7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 모인 100여명의 타사 노조원은 물리적 충돌의 소식을 듣고 사후에 인근에서 달려온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S&T기전은 이번 금속노조 소속 타사 노조원들의 폭력과 조업방해 행위 등으로 더 이상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불가하다고 판단, 16일부터 전 사업장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또 폭력을 주도한 이들에 대해서는 검찰에 형사고소했다.


최 회장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은 지난 2005년 5월에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사내 좁은 복도에서 금속노조원 50여명에게 둘러싸인 채 집단폭행을 당했다.

당시 사고로 최 회장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척추 3개 부위의 디스크 파열로 중추신경이 압박받는 정도가 심각한 증상)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서울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100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사건에 대해 2008년 1심에서 금속노조원 27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S&T그룹 관계자는 "2005년 사건의 후유증으로 최 회장은 지금도 일어선 채 강연을 할 수 없고, 수시로 손저림과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S&T대우(부산시 기장군 소재) 인수 후인 2007년 7월에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노조원들이 S&T대우의 본사 건물과 사내식당으로 난입해 무단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집단폭행을 당해 허리 부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측이 최 회장에 대해 이처럼 수차례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최 회장의 경영체제 아래에서 S&T 계열사 노조들에 대한 자신들이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T그룹 관계자는 "여느 그룹의 회장들과 달리 최 회장은 어떤 문제가 생기든 현장을 달려가 직접 해결하는 스타일"이라며 "이 같은 30년 간의 현장경영 철학이 생산현장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금속노조와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양지부 노조원들이 S&T그룹 최평규 회장을 둘러싸고 뒷목을 잡아 끌고 가는 모습.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양지부 노조원들이 S&T그룹 최평규 회장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모습.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노조원이 휘두른 둔기에 맞고 바닥에 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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