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전 미분양 금융상품도 '산넘어 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05.18 15:29
- P-CBO는 금융주간사 공모도 못해
- 리츠·펀드는 매입율·사업장 확정 고민


준공전 미분양아파트를 활용한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펀드, 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채권(P-CBO) 출시가 진통을 겪고 있다.

18일 공공기관과 건설ㆍ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6월 중순까지 건설사들의 준공전 미분양아파트를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P-CBO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간금융사 공모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6월 중순까지 P-CBO가 출시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달 중순에는 금융주간사를 공모해, 이달 말 우선협상 금융주간사를 선정해야 한다. 이처럼 준공전 미분양 P-CBO의 금융주간사 공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준공후 미분양을 담보로 발행한 회사채에 비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준공전 미분양은 준공후처럼 전세 등의 임대수익이 나는 것도 아닌데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금융 경색 등으로 건설사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여기에 세금문제까지 겹치면서 협의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아직 상품구조가 나오지 않아서 건설사와 협의도 진행하지 못했다"며 "급하게 추진하면 불협화음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어 공모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주택공사가 금융주간사 공모에 나선 '미분양펀드'와 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을 금융주간사로 선정한 'CR리츠'도 매입할인율 결정과 보증사업장 선정이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기는 마찬가지.

즉 매입액을 낮추기 위해 할인율을 높여야 하는 주공, 매입액을 높이기 위해 할인율을 낮춰야 하는 건설사, 보증규모를 줄이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길 원하는 주택보증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또 주택보증이 건설사 부도에 따른 책임준공을 보수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난항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펀드 금융주간사 공모에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준공전 미분양은 시행자와 시공자, 대출기관과 차입자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상품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악성 미분양에 투자하는 리츠ㆍ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고, 건설사는 유동성 해소에 도움이 돼야 하지만 현재 조건에서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할 상품을 만들어내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 이유가 준공전 미분양아파트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3.30대책을 통해 준공전 미분양을 활용한 P-CBO, CR리츠, 펀드 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신용보강과 주택공사의 매입약정, 주택보증의 분양보증 등을 과감하게 지원해 민간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춰주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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