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통합 금산분리완화' 다음달 추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5.17 16:16
지난 4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별도의 통합 개정안으로 만들어져 6월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의 공성진 의원과 박종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통합해 6월 국회에 제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지난 4월 국회에서는 은행법 개정안만 처리되고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부결돼 '반쪽 금산분리 완화' 논란이 일었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4월 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금산분리 완화를 두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에서 9%로, 사모펀드투자회사(PEF)의 은행 출자 한도를 10%에서 18%로 각각 늘리기로 합의했다.

당초 한나라당이 제출한 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10%, PEF의 출자 한도를 20%로 확대하는 내용이었지만 여야 논의 결과 이를 9%와 18%로 각각 낮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이 같은 내용의 은행법 개정에 맞춰 산업자본이 개별 은행뿐 아니라 은행지주회사에 대해서도 똑같이 지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수정 처리키로 했다. 여야가 처리키로 합의한 개정안은 박종희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었다.

하지만 본회의에 제출된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에는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내용도 포함됐다. 공 의원의 법안은 보험지주회사와 증권지주회사가 제조업 자회사를 거느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금산분리 완화를 담당하는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의 김영선 위원장(한나라당 의원)도 소관 상임위를 배제한 채 원내대표단끼리 마련한 수정안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금산분리 완화의 양대 축인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중 은행법만 처리되면서 현재 금산분리 완화는 절반만 이뤄진 상태다.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외환 등 7개 시중은행 가운데 금융지주회사가 없는 SC제일·한국씨티·외환은행 등 3개 은행만 은행법의 적용을 받아 산업자본이 9%까지 지분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빅4'는 모두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여전히 산업자본은 지분을 4%밖에 보유하지 못한다.

게다가 금산분리 완화의 혜택을 받는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외국계 자본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국내 산업자본이 지분을 취득하기 어렵고 외환은행은 대주주인 론스타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산업자본이 지분을 9%까지 확대한다 해도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산분리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6월 국회에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이 오는 9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6월 국회에서 금융지주회사법을 처리해 시행 시기를 똑같이 9월로 맞춰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박 의원과 공 의원이 제출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통합해 국회에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공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선 민주당이 '삼성 특혜법'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처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삼성이 삼성생명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해도 현재의 지배구조를 유지시킬 수 있어 '삼성 특혜법'인 데다 절차상으로 '끼워넣기'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