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에 뛰어든 사채업자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5.17 15:01

[명동풍향계]中企대출로 피해 속출하자 투자 다변화

-명동, 리스크 부담으로 中企대출 기피
-채권 및 부동산 시장 투자 모색

명동 사채업자들이 자금운용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대출 피해가 급증해 투자처를 다양화해 리스크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명동에선 채권시장과 부동산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명동, 중기대출 피해 속출=명동 대부업체 A사는 이달 들어 중소기업 어음할인 규모를 대폭 줄였다. 지난달 A사에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2곳에서 경영권 분쟁과 어음 위·변조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A사가 이들 업체에 대출한 금액은 60억원 정도로, 자금회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이번 일로 전주(錢主)가 우량기업에 한해 어음할인을 할 것을 당부했다"면서 "중기대출을 대체할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A사처럼 중기대출을 꺼리는 명동업체들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 채권을 대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수익률이 일반 회사채보다 다소 낮지만 주식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CB는 지난 4월 한달간 발행액이 전달보다 137% 급증할 정도로 투자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업자들이 주식연계 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당수 발행사가 원리금 회수를 확신할 수 없는 투기등급(BB) 이하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분양아파트 공동투자 추진=아울러 미분양아파트도 관심권에 들어와 있다.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청약과열이 빚어질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명동은 물론 개인대출 위주의 강남 사채시장도 미분양아파트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전언이다.

명동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가격이 상당히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매입 후 일정기간 임대수익을 올리고 적정 시점에 매각하면 이윤을 크게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실시된 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40대1을 웃돌았다.

이들 업자는 특히 공동투자로 건물 전체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별 투자의 경우 자금동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업체가 공동 투자자금을 조성, 건물 전체를 매입해 투자수익을 분배한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 부실과 전자어음 사용 의무화 등이 사채업자들의 자금운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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