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값 사상최대폭 전격인하·· 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김지산 기자 | 2009.05.14 16:53
- 예상보다 1∼2개월 빨리 가격인하 단행
- 日저가공세, 환율하락, 원재료가 인하기대 반영


포스코가 철강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빨라야 6∼7월 중 가격을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조기에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가격 인하 폭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일본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려는 측면이 크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현재 진행 중인 철광석 구매협상 등으로 원재료 수입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포스코는 15일 출하분부터 국내에 판매하는 모든 철강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품목별 톤당 가격은 △열연코일 85만원→68만원 △조선용 후판 92만원→82만원 △냉연코일 93만5000원→78만5000원 △아연도금코일 103만5000원→88만50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포스코가 열연제품 가격을 인하키로 함에 따라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 등 국내 강관업체들도 강관 가격 인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원재료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국제 철강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포스코는 철광석 구매협상에서 철광석 인하를 관철시키고 6월까지 기존 가격으로 들여온 고가 철광석을 모두 사용한 뒤 하반기에나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었다.


현재 포스코 등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감산 등을 고려할 때 철광석 가격이 2007년 수준으로는 돌아가야 한다며 철광석 공급사들에게 전년 대비 44∼50% 수준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철광석과 함께 용광로에 원료로 들어가는 연료탄에 대해서는 평균 60%는 인하돼야 하다는 것이 포스코의 입장이다. 포스코는 최근 호주의 한 광산업체와의 협상에서 철강 원료탄 가운데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무연탄을 지난해보다 63% 인하된 톤당 90달러의 가격에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철광석의 경우 적어도 30% 이상은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연료탄 가격도 평균 60%는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아직 고가로 들여온 철광석, 연료탄 등 원재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인하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가격 인하를 택한 것은 일본 철강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 더 이상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JFE스틸 등 몇몇 일본 철강업체들은 한국으로의 열연강판 수출 가격을 지난해 톤당 1000달러 수준에서 최근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0달러 수준으로 내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업체들보다 30% 이상, 품질이 낮은 중국산보다도 1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도입 비용이 줄어든 것도 조기 가격 인하에 한몫했다. 또 철강제품 중간 판매상들의 재고가 상당부분 소진됨에 따라 철강가격이 인하되더라도 이들 중간 판매상들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 역시 포스코의 가격 인하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김 파트장은 "포스코가 3분기 중 철강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당초 관측을 깨고 지금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2분기 실적은 종전 예상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3분기부터는 싼 원재료를 사용하는데다 가격 인하의 영향으로 판매량도 늘어나는 만큼 영업이익률이 10%대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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