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4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계약서 사본을 확보해 아파트 구입과 관련한 진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에게서 받은 돈의 정확한 규모와 사용처를 확인, 권 여사를 재조사할 방침이며 권 여사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곧바로 노 전 대통령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 여사는 2007년 5월 정연씨와 아들 건호씨에게 각각 10만 달러씩 20만 달러를 송금했다. 권 여사는 한 달 뒤에 박 전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이로부터 두 달여 뒤인 2007년 9월에는 40만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는 게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다.
이들 액수를 모두 합하면 160만 달러가 되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아파트 가격 역시 160만 달러다. 검찰은 이 아파트 주인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며 계약서 사본을 확보하는 대로 계약금이 전달된 정확한 시점, 돈의 이동 과정과 출처 등을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과 관련, 미국에 체류 중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먼저 조사한 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 전 청장의 입국이 어려울 경우 e메일 조사 등 서면조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홍만표 기획관은 "수사 전개상 천 회장을 부르기 전에 한 전 청장을 먼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 전 청장이 입국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e메일 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과 천 회장을 상대로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한 청탁이나 로비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천 회장의 경우 박 전 회장을 통해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했는지 여부도 핵심 수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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