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도 낯선 '홀펫'..개에게 한방·생식 요법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9.05.14 16:36

# 11살된 애완견(시츄)을 기르던 A씨는 애완견이 갑자기 마비 증세와 함께 감기 증상을 보였지만, 마땅한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동물병원에서도 스테로이드 처방만 할 뿐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다 생식요법과 한방 치료 등이 좋다는 소식을 듣고 그대로 따라했다. 효과는 조금식 나타났다. 절망적이던 마비 증세가 호전되더니 몇 달 동안 끊이지 않던 감기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애견 치료법이 각광 받고 있다. 과거 애견이 아프면 동물병원부터 찾던 수동적인 치료법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애견의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이 같은 치료법이 이미 보편화됐다. 이른바 '홀리스틱 펫 케어(Holistic Pet Care·홀펫)'라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대체 수의학이 각광받아 왔던 것. 미국에서는 이미 1982년에 '대체수의학협회'가 결성됐다.

대체 수의학은 기본적으로 기존 수의학과는 다른 시각으로 동물들의 질병에 접근한다. 기존 수의학이 질병이 걸린 애견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면 대체 수의학은 한방과 생식, 동종요법, 마시지 등을 통해 애견들의 면역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그러다보니 애견들이 정기적으로 맞는 예방주사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에서는 과다한 백신접종이 애견들의 면역 질환을 야기한다는 주장이 정식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대체 수의학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대체 수의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침술을 이용한 한방 동물병원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한방 동물병원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방 수의학을 도입한 웰펫 동물병원의 김용섭 원장은 "기존 동물병원에서 애견 치료를 받았지만 낫지 않아서 한방 동물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방문자는 크게 많지 않지만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일부 애견인들은 자체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홀펫' 카페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5년 개설된 이 카페는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회원수도 1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카페는 기본적으로 운영자인 이종열씨가 번역한 대체 수의학 외국 서적 등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회원들이 직접 경험한 사례들이 공유되는 형식이다. 실제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회원으로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IT업체의 이사로도 재직 중인 이종열씨는 "개인적으로 공부하던 것을 공유하고 싶어서 카페를 개설했다"며 "한의학은 한국보다 미국이 더 발전했는데 한방 수의학의 경우 오히려 미국이 더 발전했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 수의학에 대한 맹신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분명 새로운 치료법이지만, 만능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양약과 한의학의 기능처럼, 기존 수의학과 대체 수의학도 상호 보완적인 역할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의 한 동물병원 원장은 "사람이 치료를 받을 때도 양학과 한의학을 병행하지 않느냐"며 "대체 수의학으로 효과를 보는 애견들도 있겠지만, '기존 수의학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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