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조 '메가저축은행' 탄생 기대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5.14 16:00
-저축은행 업계 내 인수합병 바람 거세
-자산규모 3조 넘는 저축銀 6개에 이르러
-금융당국 제시한 인센티브가 구조조정 촉진

대형저축은행들의 자산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간 내실위주의 전략으로 자본력을 축적한 대형사들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불거진 업계 내 위기를 기회로 인식, 외형성장으로 경영전략을 전환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규모가 총 5조원을 넘는 저축은행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어, 자산규모 10조원에 이르는 '메가저축은행' 탄생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다.

◇자산 3조 넘는 저축銀, 6개에 이르러=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3조원이 넘는 저축은행은 한국·부산·솔로몬·현대스위스·제일·토마토저축은행 등 6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M&A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이들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한국(한국·진흥·경기·영남) 7조3357억원 △부산(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고려) 7조1730억원 △솔로몬(솔로몬·부산솔로몬·호남솔로몬·경기솔로몬) 5조9946억원 △현대스위스(현대스위스·현대스위스Ⅱ·현대스위스Ⅲ) 4조2034억원 △제일(제일·제일Ⅱ) 3조5941억원 △토마토(토마토·토마토Ⅱ) 3조3615억원 등이다.

전날 예한울저축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번 인수를 최종 확정할 경우 자산규모는 4조6268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HK저축은행의 전신인 한솔저축은행이 부국금고를 인수하며 자산규모가 최초로 2조원을 넘은 게 불과 9년 전"이라며 "저축은행들의 규모가 짧은 시간 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가 M&A 촉진= 이처럼 대형사들이 자산건전성 악화 등 여러 부담에도 불구 부실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인센티브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에선 업계 내 자발적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부실저축은행 인수 시 인수자금 120억원당 1개의 지점을 영업권역 외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번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확정짓는 대로 현재 서울·경기·충북에 한정된 영업권역을 전북과 경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중부저축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지난 3월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해 숙원이던 서울 진출에 성공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5% 미만에 자산규모가 2000억원에 불과한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한데는 서울진출을 반드시 일궈내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인수 직후 토마토저축은행은 서울 명동과 선릉, 그리고 부산서면에 지점을 내며 영업망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서울과 부산을 기반으로 하던 부산저축은행도 지난해 M&A를 실시, 인천·경기·충남·전북·대전지역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밖에도 4~5곳 저축은행에 대한 M&A 협상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자산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저축은행 탄생도 머지 않은 듯 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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