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심해에 빠진 해운업…부상은 언제?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5.13 15:40

머스크 등 주요 해운사 1분기 실적 악화…BDI 지수 최근 급등, '회복 가능'?

글로벌 경기 동향의 척도가 되는 해운 운송업은 아직도 침체의 한 가운데에 빠져있다.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AP 몰러-머스크(AP Moller-Maersk·이하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5억5500만 달러의 순손실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5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과 확연히 비견되는 암울한 기록이다. 해운부문에서만 무려 3억73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머스크는 이어 2분기 역시 손실을 기록하고, 올해 전체적으로도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머스크가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창사 105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닐스 안데르센 최고경영자(CEO)는 "컨테이너 해운사업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두달 동안 기록한 손실의 수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위기는 비단 머스크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7위 컨테이너 해운업체 APL도 1분기 2억45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해운사 NOL(Neptune Orient Lines Ltd.)이 보유한 이 회사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는 1억21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화물컨테이너 처리량에서 셰계 1위의 교역항인 싱가포르항 주위에는 일손을 놓은 빈 배들로 가득하다.

중국과 유럽의 해운업체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여행사인 독일의 Tui가 보유한 세계 6위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2억2200만 마르크(3억200만 달러)의 1분기 손손실을 기록했으며 중국원양운수공사(Cosco)와 중국해운(China Shipping)도 이달 초 전년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수익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해운업체들로서는 수익 악화뿐만 아니라 물동량의 현저한 감소가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면서 회복의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의 1분기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으며, NOL의 1분기 물동량도 무려 27%나 감소했다.

이같은 침체 현상은 해운시장의 흐름을 나타내는 몇몇 지표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의 운임을 나타내는 HR종합용선지수는 300대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상해 항운교역소의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종합지수가 지난해 돌파한 1200선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8일 819.06까지 떨어졌다.

다만 선박 물동량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해 12월 600선까지 폭락한 후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업계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읽히고 있다. BDI 지수는 지난달 28일 1790을 시작으로 이달 12일 2253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해운업체들이 영업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지점을 3000~4000 포인트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을 반등의 시점으로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2011년 이후로 회복 시기를 전망하고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초로 예상되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해운업 역시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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