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깜짝 개선'… 바닥쳤나?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9.05.13 16:25

정부.전문가 "아직 이르다"

수직 낙하를 거듭하던 고용지표가 '깜짝 반등'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실업자수는 93만3000명으로 전달(95만2000명)보다 줄었다.

4월 취업자수도 전년동월대비 18만8000명이 줄기는 했지만 감소폭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만에 축소됐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고용지표가 호전되면서 '경기 바닥론'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지표 개선=실업자가 전달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취업자수도 마이너스폭이 전달(-19만5000명)보다 감소했다.

실업률도 전달(4.0%)보다 -0.2%포인트 줄어든 3.8%로 나타났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로 전달(8.8%)보다 호전됐다. 고용률은 58.8%로 전달(57.9%)보다 사정이 나아졌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52만1000명으로 전달(1587만5000명)보다 다소 줄었으며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14만2000명으로 역시 전달(17만1000명)에 비해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전년동월대비로는 고용지표 악화 추세는 이어졌지만 한달전과 비교하면 개선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그 중에서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증가세(29만2000명)가 두드러졌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도소매업과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둔화되고 사회복지업, 공공부문에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고용상황 하락추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 바닥쳤나'=한때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게 시간문제로 여겨질 정도로 고용 악화 속도가 가팔랐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고용지표 반등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고용지표가 경기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게다가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98로 전달 대비 14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1분기(10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다른 경제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침체를 거듭했던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외에 향후 경기전망 CSI도 36포인트 올라 100에 도달했다. 3월 중 광공업 생산도 전월대비 4.8% 증가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소비자물가도 3.6%를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심 못한다"=이 같은 예상 밖 '낭보'에 대해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아직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악화 추세가 진정되면서 고용지표가 약간 상승됐지만 내외부 여건이 아직 불안정하고 구조조정 작업도 본격화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실업자 100만명'을 넘기지 않고 고용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나, 추가로 악화될 소지가 다분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대기업 부문 구조조정이 이달말부터 가시화되는 등 산업별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되면 고용사정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상황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거리는 경제여건을 봤을때도 고용의 재추락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의 단기 일자리 확대 정책이 일시적 효과를 냈을 수도 있다"면서 "여전히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지표의 소폭 개선을 놓고 경기회복의 시그널로 판단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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