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개월 전까지 심각하게 구조조정을 고려하던 일부 대기업들이 시장 지표가 개선되면서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민 행장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차원에서 생각한 것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한 구조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산은과 재무적 투자가가 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비핵심계열사를 20~30%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한 뒤 3~5년간 운용해 이익을 내는 방식이다. 이때 금융비용과 미리 정해놓은 스프레드를 제한 뒤 해당 그룹과 이익을 나눈다. 그룹이 자회사를 되살 수 있도록 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산은은 매각이 거론되는 동부메탈에도 PEF방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말 행사할 수 있는 대우건설 풋옵션 거래에 대해선 "금호 측과 여러 방안의 장단점을 같이 얘기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민 행장은 "이런 방식이라면 그룹에선 매각가가 싸다는 불만이 있을 수 없다"며 "산은이 주채권은행이 아닌 국내 기업이 요청해 온다면 구조조정에 참여하는 차원에서 충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룹들이 계열사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현재 값이 내려가 있는 해외 매물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계열사를 팔아 가격이 내려가 있는 외국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비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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