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외환보유액 충분하다"(상보)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5.13 09:44

윤증현 "외채 문제 될 상황 아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며 외환보유액 확충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가 쌀 때 외환보유액을 확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된 것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정책포럼에 참석해 ‘우리 경제의 상황진단과 향후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 뒤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환율상승이 수출기업 채산성 개선에 상당히 기여해 왔지만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채산성도 상당폭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외환보유액을 쌓는 만큼 원화를 풀어야 하고 그럴 경우 통화량이 늘어 인플레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을 위한 비용도 지불해야 하므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단기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이르는 등 과잉 유동성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 급락의 속도조절을 위해 달러를 매수할 경우 원화 유동성이 확대돼 주식,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외환보유액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비상금과 같은 개념으로 3개월치 경상수입대금(약 900억 달러)을 충당하거나 혹은 범위를 넓혀도 1년 미만 단기 외채 도래분(약 1500억 달러) 정도면 된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가 넘는데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주식 채권, 주식 가격이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니까 적정 외환보유고 논쟁이 계속 됐고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나온 것이지만 외환보유액은 다다익선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나 국내에 들어 와 있는 외국계 은행 증권의 본지점 거래로 일으킨 단기차입 등이 외채로 잡히지만 이런 부분은 실제 외채에서 빼야 한다"며 "외채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윤 장관은 또 최근의 위기가 자본시장의 개방에 따른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돼 있고 개방된 국경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상황이 어려워진다고 빗장을 걸면 더 큰 부작용이 있고 국가경제에 절대로 이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또 "한국이 적정 규모를 갖춘 경제인데다 환금성이 좋고 송금도 보장돼 있어 익스포저를 환수하기에 좋은 시장이어서 글로벌 위기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위기는 반드시 지나가게 돼 있으므로 국제사회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