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4일만에 반등, 소폭 조정 그쳐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5.12 15:58

4.7원 오른 1242.6원 마감… 한때 1250원 웃돌아

원/달러 환율이 나흘 만에 '쉬어가는 장세'를 연출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3거래일 동안 39.1원 하락한 것에 비하면 '소박한' 조정이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7원 오른 1242.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승폭은 전날 하락폭보다 작았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5.1원 급등한 12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역외환율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1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1256.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55.88포인트(1.82%) 하락한 8418.77을 기록했다.

전날 종가보다 레벨이 높아진 상태에서 개장했지만, 장중 움직임은 하락 곡선에 가까웠다. 장 초반부터 환율은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개장 직후 1250원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환율은 계속해서 1240원대에 머물렀다.

오전 11시쯤 다시 1250원선에 다가서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줄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오후 1시 40분경에는 123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다시 상승곡선이 그려졌지만, 결국 1240원대 초반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와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은 만큼, 환율도 한 차례 조정을 가졌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조정이 예상보다 약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코스피 지수가 조정 기간을 가지자 환율도 거기에 맞춰 소폭 조정 받았다"며 "생각보다 조정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네고 물량과 역외 달러 매도가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진 반면 결제수요 및 역외 숏 커버링도 함께 나와 1240원대가 지지되면서 장을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하이닉스 유상증자 관련 매물에 대해서는 "하락재료로 작용했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딜러는 "12일에는 전날에 비해 물량이 적게 나왔다"면서 "상승폭을 크게 줄이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큰 영향력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미 예견됐던 재료이기 때문에, 미리 물량을 해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청약이 끝나기 전까지는 하락재료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오는 13~14일 이틀간 81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면 원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재료로 작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편 환율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예상보다 원화 절상 속도가 너무 빨랐다"며 "원화가 지나치게 강세로 갈 경우 외국인이 이탈해 지수 상승이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65포인트(0.82%) 하락한 1403.51을 기록했다.

환율 급락이 주가 및 수출에 압력을 주기 때문에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제 수장들은 연이어 "개입 의사가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환율 수준에 대해 "가격 변수가 움직일 때는 거기에 따른 이유가 있다"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 변수가 움직이도록 보고 있는 것이 정책당국으로서의 바른 태도"라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11일 삼성증권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환율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4엔 내린 97.29엔이었고, 달러/유로는 1.3616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277.48원, 원/유로 환율은 1691.92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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