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의 경쟁력 강화 무시해선 안돼"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2009.05.12 11:56

[마켓인사이트]"경기회복기에 한국 IT기업이 시장 주도할 것"

지난해 리먼사태 이후 전세계로 확산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가 최근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와 경기회복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이것은 전세계 동반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 주식시장은 폭락세를 거듭하여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지난 4월초 7000P가 붕괴되었고 한국 주식시장의 KOSPI도 지난해 장중 한때 900P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지난 3월초까지 1000P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경제 여건상 전세계 경기 위축으로 인한 피해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여 코스피가 1400P를 돌파함으로써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우지수가 4월 중순에 바닥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한국 주식시장은 한달 정도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한발 빠른 가파른 상승세는 경기 침체의 조기극복을 위한 큰 폭의 금리 인하와 자금공급 확대 등에 따른 과잉유동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한국 기업의 체질 강화와 경쟁력 향상도 일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IT주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에 큰 몫을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IT산업의 국제경쟁력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경기는 해외 반도체업체의 파산 등으로 인한 공급량 조절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주수요처인 PC 수요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 불황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실물경기의 바닥탈출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공급량이 조절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업황이 안정적인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반도체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된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더욱 단단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휴대폰시장에서도 한국업체의 경쟁력 강화는 마찬가지이다. 2009년 세계 휴대폰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구매력 저하로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된다. 금년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업체의 출하량은 대부분 30% 이상 감소했다.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출하량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으나 감소폭은 10%대에 그쳐 해외 경쟁업체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상승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노키아에 이어 각각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국내업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먼저 해외 경쟁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배제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국내업체의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이 경쟁사보다 앞서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국내 업체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R&D투자 여력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세계 주식시장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지표가 잇따르고 급기야 애를 태우게 했던 고용지표마저 돌아설 징후를 나타냈다. 주식시장은 이런 신호들에 화답하고 있지만 여전히 IT 업체의 수요기반이 되는 세계 실물경기의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국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이다. 이미 IMF라는 큰 위기를 겪으면서 학습효과를 체득했고 체질개선에도 성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비롯한 IT업체의 경우 어려운 경기여건 하에서도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점유율면에서는 두드러진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점유율을 맘껏 늘려 놓는다면 경기회복기에 매우 경쟁무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IT업체의 주가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간 다른 업종에 비해 초과수익을 기록해 단기적으로 부담이 커진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크게 떨어져 수출비중이 높은 IT업체에게는 그다지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길게 내다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IT업체의 경쟁력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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