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기업 구조조정'으로 홍역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수현 기자 | 2009.05.11 17:24
대기업들이 보유한 저축은행들이 지분 매각이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서둘러야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 제조업보다 금융계열사 지분 등을 처분하는 게 수월한 탓이다.

저축은행을 소유한 개인 주주들도 지분매각을 서두르려 한다. 기업들이 내놓는 매물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 지분 매각 등 추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저축은행 지분을 동부증권에 매각했다. 이는 동부하이텍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저축은행 지분 20.82%를 동부증권에 매각해 179억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동부저축은행은 동부화재와 함께 동부그룹의 금융부문의 중심 계열사 중 하나다.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조1892억원이며, 보수적인 영업에 힘입어 경제위기의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각각 10.86%, 1.87%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나다. 거래 고객은 전년 3만7340명에서 4만7117명으로 1년 만에 26.1% 증가했다.

프라임그룹도 자산매각과 함께 계열사인 프라임저축은행 매각을 추진 중이다. 프라임그룹은 강변 테크노마트 사옥과 저축은행을 함께 묶어 시중은행에 매각하려 했으나 가격문제로 협상이 무산됐다. 현재 사옥과 저축은행을 각각 나눠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HK저축은행은 주요주주인 현대캐피탈이 자금확보에 나선다는 소문에 매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주주도 저울질 =기업뿐 아니라 저축은행 개인주주들도 최근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수년째 인수자를 찾는 삼보저축은행을 비롯해 푸른2, 민국 등이 서울지역의 대표적 매물이다. 최근에는 지방 저축은행들도 M&A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기를 비롯해 충청·경상·전라지역에선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곳이 상당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소유한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등장하면서 개인주주들도 심리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천정부지로 높아진 저축은행들의 몸값이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중인 예한울저축은행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예한울은 인수하면 경기, 경북, 전북 등 3곳에 영업망을 확보할 수 있어 메리트가 높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 저축은행 주주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며 "현재 매도자와 매수자가 생각하는 가격차가 커 M&A가 잘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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