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나라당 쇄신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원희룡 의원이 쏟아낸 말들이다. 단어 하나하나에 비장함이 배어 나온다.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원 의원은 상기된 표정과 결연한 어조로 쇄신특위 활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국민이 오케이할 때까지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아무런 전제 없이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편견에 빠지지 않고 어떤 한 틀에 갇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계파이해와 (편견에 물든) 정치 프로그램에 좌우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의 이날 어법은 역으로 당내 갈등과 불신의 골이 매우 깊다는 반증이다. 그가 사용한 단어를 거꾸로 돌리면 '(문제를) 회피', '사심에 젖어', '편견에 빠져', '무원칙하게', '민심과 동떨어진 채', '자기 이해부터 챙기는' 현상이 당 안팎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원 의원은 특히 '백지상태', '원칙', '정면돌파'를 되뇌었다. 당의 여러 문제를 과감하게 진단하고 사심없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칙'은 박근혜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지는 단어다. '백지상태'와 '정면돌파'는 민본21 등 당내 개혁파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원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쇄신특위 활동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등 떠밀리듯' 위원장을 맡은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날 원 의원이 사용한 단어들은 그와 쇄신특위의 성과를 판단하는 잣대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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