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밥캣 자금부담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5.11 07:13
- 차입금 EBITDA의 7배 이하 '재무약정' 완화 논의
- 두산그룹 "하반기 美 주택건설 살아나면 밥캣 실적 개선"

산업은행과 두산그룹이 두산그룹의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 인수에 따른 '재무약정' 이행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두산그룹은 밥캣의 차입금을 영업현금흐름(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의 7배 이하로 유지한다는 재무약정을 대주단과 맺어둔 상태다. 재무약정이 완화될 경우 밥캣의 영업실적 부진 때 두산그룹이 대신 채워넣어야 하는 현금의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유동성 사정도 개선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0일 "두산그룹이 밥캣을 인수할 때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대주단 전체의 의사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7년 두산그룹이 밥캣을 인수할 때 29억달러를 지원한 금융권 대주단의 대표다. 당시 대주단은 국내외 12개 은행으로 구성됐다.

대주단과 두산그룹이 맺은 재무약정에 따르면 밥캣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의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지분율 56%)와 두산엔진(30%· 이상 작년 말 기준, 우선주 포함)은 올해와 내년 밥캣의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EBITDA 부족분을 증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밥캣은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 맞추기 위해 4억1400만달러 이상의 EBITDA를 달성해야 했지만, 실제 EBITDA는 약 1억4300만달러에 그쳤다. 목표 EBITDA에 약 2억7100만달러 모자랐던 셈이다. 약정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밥캣에 1억8000만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약정상 목표치는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밥캣의 주력시장인 미국 주택건설 시장이 강하게 살아나지 않을 경우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 맞추기 위해 추가 현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밥캣은 올 1/4분기에만 1억11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밥캣의 올해 연간 EBITDA를 약 2억38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예상치에 따르면 약 1억7600만달러를 추가로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이 경우 두산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까지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대주단의 판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최근 채권은행들의 45개 주채무계열 대기업 그룹 재무구조 평가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으나 밥캣 인수금융 관련 재무약정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당국의 제안에 따라 산은과 두산그룹 사이에 재무약정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산은을 대표로 하는 대주단 측과의 재무약정 수정 논의가 잘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 주택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밥캣의 영업실적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