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순익' 왜 삼성화재인가?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 2009.05.09 08:11

경쟁사 순익 감소에도 '나홀로' 성장… "이제는 세계로 눈돌릴 때"

삼성화재가 사상 최대이익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상당수의 금융회사들이 적자로 전환되거나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더이상 적수가 없다=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은 지난 8일 2008회계연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59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25.6%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역대 사상 최대다. 현대해상을 비롯 동부화재, LIG손보 등 경쟁사들이 모두 전년대비 순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그 비결에 대해 지 사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년도 14.4%에서 16.5%로 2.1%포인트나 개선됐다"며 "외국선진사와 비교해 봐도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리의 경우 2007년 ROE는 14.5%로 삼성화재보다 높았으나 지난해 -3.35%를 기록했다.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AXA도 2.4%를 기록한 것이 고작이다.

또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탈피한 점도 눈에 띈다. 2005~2006회계연도에 매년 1923억원씩 영업적자를 냈던 자동차보험은 2007회계연도에 604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줄더니 2008회계연도엔 13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 사장은 자산부채간 이차마진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장기보험과 연금보험에서 2007회계연도에 50bps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94bps로 44bps나 개선된 것. 또한 채권 신규투자를 통해 보유이원도 높였다. 지난해 8월 5.31%를 기록했던 보유이원은 올 3월 5.60%로 29bps나 상승했다. 채권듀레이션도 지난해 8월 3.88년에서 올 3월 4.23년으로 0.35년 늘어났다.

고정이하 무수익여신(NPL)도 0.3%로 업계 최저수준을 유지했고 지급여력비율도 올 3월말 현재 374.8%로 양호하다.

◇수익성이 우선= 지대섭 사장은 최근 바람이 불고 있는 독립대리점(GA) 채널에 무심하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손보사들이 GA를 적극 활용해 매출 신장에 나서고 있는 것과 반대모습이다.

지난 한해동안 현대해상은 11.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부화재와 LIG손보는 각각 9.0%, 8.9%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14.3%나 성장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6.4% 신장에 그쳤다.

지 사장은 "GA를 통한 신계약은 한달에 1억원밖에 안된다"며 "대부분이 전속 설계사와 대리점을 통해 신계약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GA채널을 소홀히 하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지 사장은 "GA를 통해서 상품을 팔려고 해도 경쟁사와 똑같은 형태의 상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러나 그런 상품은 우리가 설계사나 대리점 조직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보다 담보조건이나 언더라이팅 등이 약하기 때문에 판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떤 채널이든지 수익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매출만 올리는 영업은 하지 않는다"며 "GA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취급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설계사조직을 1만명 가량 늘리기로 한 것도 GA보다는 설계사, 대리점 등 대면조직을 늘려 이에 대응하는 것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모든 손보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할 때도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판매를 고집했다. 따라서 삼성화재가 올 3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인터넷 자동차보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이제는 세계로= 국내 손보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도 세계 무대로 나가면 한없이 작아진다. 매출 10조원인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삼성화재는 세계 29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지 사장은 세계 29위인 삼성화재를 2020년엔 세계 10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에 매출 20조로 세계 15위가 된 뒤 2020년엔 세계 10위로 도약하는 등 글로벌한 보험사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선 해외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우선 관계사와 한국계 협력사 물건에 대한 기업보험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한 후 로컬 기업성 물건과 개인보험 시장진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매출 비중도 2015년엔 15%까지 늘릴 예정이다.

제대로 된 글로벌한 금융회사 하나 없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이와 관련 지 사장은 "다른 금융권은 힘들더라도 보험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회사를 육성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의 경쟁력이 현지에서도 통한다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이미 사무소를 개설한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와 브라질에서도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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