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1500-1100 외치는 이유 셋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09.05.12 08:22

[머니위크]실탄 든든, 지표 개선, 기업수지 호전

지난 4월 초 원/달러 환율과 주가가 1300에서 랑데뷰를 한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코스피지수는 1300선을 넘어서 5월7일 1400선까지 돌파했다. 환율은 반대로 1300선에서 1200선으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주가 1500-환율 1100시대도 머지않은 것일까?

증시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의견을 내기는 어려운 법. 더군다나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의견을 내면 반대로 간다는 속설까지 있어서 더욱 조심스럽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맞고 틀리고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투자지표가 될 수 있다. 시장 컨센서스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주식시장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전 저점 892(10월27일) 대비 60% 가까이 올랐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이던 9월 말 주가는 1400~1500이었으니, 거의 금융위기 이전 사태로 되돌아온 셈이다. 한마디로 넓게 볼 때 V자형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증시의 힘이 좋으니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시장 컨센서스는 점차 낙관론으로 진행 중이다. 유동성의 힘으로 밀고 올라간 주가가 이젠 펀더멘털로 뒷심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경기지표 호전과 기업수익의 개선이 그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단기 낙관론이다. 3분기까지는 대체로 좋을 것이란 견해가 많았지만, 4분기부터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경기회복 신호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하기엔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3분기까지 중단기 낙관론을 외치는 3가지 근거를 찾아봤다.

◆외인 합류… 아직 실탄 풍부하다

풍부한 증시 유동성을 나타내는 한 지표로 꼽을 수 있는 고객예탁금이 지난 3월 초 10조원을 바닥으로 4월15일 16조원까지 급증했다. 그러다가 5월4일 현재 14조5000억원대로 자금 유입이 주춤해진 상태다.

개인들의 자금 유입이 주춤해졌지만, 대신 외국인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순매수를 하고 있다. 외국인이 4월 들어 5월6일까지 거래소시장에 순매수한 금액은 4조9184억원이다.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외국인이 바통을 이어받은 격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장세가 좀 더 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도 녹색 성장주와 같은 테마주를 중심으로 입질을 하고 있다. 수급 면에서 기관과 외인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실탄은 당분간 풍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고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장세는 6월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2분기 코스피시장의 목표치로 1500, 3분기의 목표치로 1650을 제시했다.

◆경기지표 개선 중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펀더멘털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랠리는 단명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착시다" "바닥을 쳤다" 등등 경기회복 논란이 뜨겁지만 일단 최근 경기지표들이 호전된 것은 사실이다.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로 전환했고, 경기동행지수가 14개월 만에 반등했다는 등의 뉴스는 경기회복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여기에 수출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4월에는 300억달러를 회복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넉달째 상승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98로 기준점 100 가까이 회복했다. 이런 경기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가가 랠리를 보이는 시점은 대부분 경기보다 6개월가량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실적 호전이 확인된 시기보다는, 기대감이 살아있을 때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김영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경기선행지수 등 경기지표들이 계속적으로 좋아지고 있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에 의한 랠리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분기 주가전망은 1600으로 봤다.

◆기업수익 저점 찍었다

경기지표 개선과 더불어 기업들의 이익이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점도 장세 낙관론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135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는 -147원에서 올 3분기 900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호전된 것은 아니더라도 추세가 일단 상승세로 전환된 것에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수요가 본격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랠리가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소비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랠리도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요회복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확인되지 않더라도, 그 이전까지는 기대감에 의한 랠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은 원화강세가 추세… 연말 1100 점쳐

주가가 3분기에 15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면, 원/달러 환율 역시 1100으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미 원화강세 쪽으로 추세가 굳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급격한 하락보다는 완만한 쪽으로 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쳤다. 올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100으로 내려가더라도, 1000원대로 내려가는 것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익 소장은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 110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며, 급격하게 1000원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현재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그만큼 다시 수입이 늘어나 원화강세를 이끄는 변수인 경상수지 흑자폭도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달러가치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이나 일본 경기가 오히려 미국보다 더 나빠진 상황이어서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