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위관계자는 7일 "주채무계열 약정을 맺을 기업에게 계열분리한 다음 채권단에 팔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약정내용은 해당 그룹별로 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이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그룹이 계열분리해서 현재 가격으로 채권단에 넘기면 채권단이 PEF를 조성해 인수하는 것이다. 이후 3~5년 후 전문경영인 등을 통해 넘겨진 계열사가 정상화하면 계열사를 넘길 당시 작성된 계약서대로 금융비용 및 일정스프레드를 제한 뒤 남은 이익을 해당 그룹과 나누는 방식이다.
현재 기업가치가 많이 내려가 있는 만큼 이를 싼값에 인수해 경기가 좋아질 때 비싼 값에 내다팔면 그만큼 차익을 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때 채권단은 해당그룹이 다른 인수자들과 똑같은 조건을 제안할 경우 우선적으로 계열사를 가져갈 수 있도록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약정 맺는 그룹이 계열사들을 얼마나 자발적으로 내놓을 수 있느냐다.
이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 자회사를 선뜻 내놓기는 쉽지 않겠지만 현재의 갖고 있는 데서 얻는 이익보다는 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정을 맺은 뒤 계열사를 내놓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도 방치하지만 않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지원과 롤오버(만기연장)가 없으면 1~2달 더 버티기 힘든 곳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지원을 끊으면 어떻게든 자구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거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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