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스트레스테스트, 시스템 진전 막아"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5.07 15:02

실패 은행 파산 미루면서 시장질서 흐려… '창조적 파괴' 강조

'자본주의의 본질은 창조적 파괴다'. 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이론이다. 자본주의의 이같은 속성이 옛 경제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실시한 주요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새로운 경제구조로 가는 길목에 우리를 데려다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가 오히려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구조의 진화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루비니 교수는 같은 대학 매튜 리차드슨 교수와 함께 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스트레스 테스트'가 주요 은행들이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파산시켜야 할 은행들은 만들지 않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테스트 결과는 은행들의 실제 재정 건전성으로 읽히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시장참여자들은 자본 확충 요구를 받은 은행들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은행들은 외부 자본을 끌어오지도 못하고 곧바로 정부의 도움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때 우리는 은행들이 왜 파산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기회에 파산시켜야 할 은행들을 솎아내는 등 시스템 파괴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야 하지만 정작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파산시켜야 할 은행들은 과감히 파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록 시스템 위기가 있을지 몰라도 정부는 실패하지 않은 은행들의 채무를 보호해야지 실패한 은행들을 지켜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은행 채권자들이 손실을 보게 될 파산을 허용할 경우 아무도 은행에 자본을 대지 않아 자본시장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자본주의의 본질인 '창조적 파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고 파산 은행의 채권자들이 손실을 입으면 오히려 시장질서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같은 시장질서는 또다른 실패한 은행들을 변화시켜 스스로 파산에 이르게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시스템 개혁은 정부의 개입 없이도 유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끝으로 "자본주의의 진전을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구조적 전환과 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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