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이제는 마케팅 비용 손볼 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5.07 16:22
-금융당국, 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제동
-카드업계, 수익악화·수수료상한제 이어 또다시 악재
-과도한 마케팅 방식 제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축소 움직임에 제동을 걸 것으로 알려지자 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경기침체로 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정치권에선 수수료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또다시 카드업계를 압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정부, 부가서비스 축소에 제동=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8월부터 카드사들이 상품 출시 이후 일정기간 동안 부가서비스를 축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할 방침이다. 당국은 지난 2월 통과된 여신금융업법 개정안을 근거로 이에 관한 시행령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간 카드사들이 상황에 따라 쉽게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랐다"며 "상품 출시 이후 1~2년간 부가서비스 관련 내용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고 서비스 기준을 강화해왔다.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계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예전과 동일한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어서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된 실물경기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1~9월 사이 카드 사용액은 전년대비 월 평균 20% 늘었으나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10월에는 증가율이 15.23%로 떨어졌고, 11월에는 한자리수(9.80%)로 내려앉았다. 이후 지난 4월까지 증가율은 두 자리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근 2~3년간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는 모두 42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사 "실적까지 악화된 마당에…"= 이 같은 상황은 카드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1%, 롯데카드는 20.5%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56.8%와 9% 증가했으나 이는 일회성 수익에서 기인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비자카드 지분을 지난 1분기에 매각하면서 646억원의 차익을 냈다. 지난 1분기 순익이 1763억원이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 같은 투자수익이 없었다면 순익은 되려 감소했을 가능성이 컸다는 평가다.

카드사 관계자는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 카드사들이 적자를 면한 것은 각종 비용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희망퇴직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각종 프로세싱 비용을 절감하며 순익을 보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가 부가서비스 축소를 제한하는 일회성 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관행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부에서 수수료상한제와 소액결제 시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카드사들은 제휴가맹점과 연계된 각종 포인트 적립 및 할인, 무이자할부 서비스 등 해외에선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풍성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나 카드사들의 비용부담은 그만큼 늘어났다. 그 비용 중 일부는 가맹점 수수료에 전가되기도 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혜택이 축소되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겠지만 이번 논란이 그간 비대해진 카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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