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전세계 자본시장 랠리 이끈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5.07 07:56

FT "이머징 증시 10월말 이후 꾸준한 랠리로 선진권과 차별화"

최근 가장 두드러진 랠리를 보이고 있는 자산은 바로 이머징마켓이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75% 급등했고, 러시아의 RTS지수는 80% 상승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52%, 46%씩 급등했다. Brics외에 한국 증시도 `핫이슈`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선진국 증시는 3월 초순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선진국 증시는 미국 금융권의 위기가 진정되고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회복 신호음이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나서야 드디어 상승반전된 양상이다.

이처럼 이머징마켓 주식들은 선진국 주식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면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이머징마켓의 랠리가 선진권과 차별화를 보이며 전세계적인 증시와 자본 시장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하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투자전략부문 공동 책임자는 이머징마켓의 랠리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중국의 4조위안(5760억달러) 경기부양책 발표다. 경기부양책에 따른 중국의 내수 진작이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둘째, 투자자들이 이머징 국가들의 은행이 부실자산과 국유화 위험에 노출돼 있지 않는 등 이머징 시장을 오히려 안전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이머징마켓의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선진국에 비해 덜 떨어진 점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셋째, 지난 3월 이후 은행들이 예상보다 나은 모습을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이 위험선호도를 변경한 것이 이머징 증시 랠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하넷은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초까지 금융시장의 종말을 예상했지만, 결국 어떠한 종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머징증시 랠리는 펀드 자금 흐름도 바꿔놓고 있다.


EPFR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로는 105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같은기간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는 467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지난 3월 9일 이후로도 이머징마켓 펀드로는 110억달러를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전진국 증시에서는 61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머징마켓 통화도 지난 3월 9일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국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8% 올랐고,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14%, 폴란드 즐로티화는 13%, 브라질 헤알화는 10% 상승했다.

이 같은 이머징마켓 통화들의 랠리에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머징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배로 늘리기로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외환딜러인 사이먼 데릭은 최근 대만, 페루, 한국 등의 통화가 달러 대비 꾸준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 국가들은 중국을 최대 혹은 두번째 무역 파트너로 두고 있으며, 중국의 회복에 수혜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머징국가들의 채권도 선진 시장을 추월하면서 랠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머징국가들의 국채 지수인 Embi+와 미국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지난 11월 7일 이후 20%나 좁혀졌다.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하넷은 "금융위기에서 한가지 배울점은 이머징마켓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일부 이머징국가들이 나머지에 비해 나은 점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은 비교적 높은 성과를 기록한 반면 동유럽은 여전히 부진에 빠져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고평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나이젤 렌델 RBC캐피털마켓 이머징마켓 투자전략가는 "이머징국가들의 자산은 더 이상 싸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률은 30배로 지난해 11월 초순의 10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도 19배로 11월 7배에서 크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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