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환율에 따른 명암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5.06 08:09

환율 급락 따른 업종별 유연한 대응 필요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14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400선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최근의 투자심리,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1400선을 터치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도 지수의 추가 상승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다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7일 19개 대형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8일에는 실업률이 각각 발표된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대부분의 내용이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개 은행 중 10개 은행에 자본확충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미국 개별 금융주에서 촉발될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들이 최근 누적되고 있는 지수의 피로도와 맞물릴 경우, 단기적인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각종 경기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은 8.9%로 상승한 것으로 월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이 후행지표이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상승 추세의 둔화 또는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직 주식을 사지 못한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상황일 수도 있다. 1300선 이하에서 주식시장에 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투자자들은 1300선에서 갑자기 반등해 버린 증시는 야속하기만 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1400선까지 올라와 버린 지수대에서 조급하게 추격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때 매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투자자들에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역설적이지만 이같은 투자자들로 인해 증시의 하락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하며 1300원선을 뚫고 1200원대에 진입해 있다.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였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그만큼 국내 시장의 리스크가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환율의 하락은 그동안 우리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에는 마이너스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환율 수혜를 적지 않게 누려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서는 환율이 높은데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이 이들 기업에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상승 탄력의 둔화는 가능하다. 반면 환율 수혜주인 은행, 조선 등에는 환율 하락이 반갑다. 지난 4일 코스피지수가 2%대의 강세를 보였지만 전기전자업종은 오히려 하락했고 금융업은 폭등했다다 점은 이같은 환율의 상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라지고 있는 시장흐름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환율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스타일별(수출주/내수주, 경기민감주/경기방어주, 키코관련주, 상품관련주 등) 등락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직전저점인 1240~1250원선까지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금융주, 원화강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군(항공, 여행관련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군(상품관련주)에 대한 키 맞추기 차원의 대응전략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IT, 자동차 업종의 경우 환율 모멘텀이 다소 불리하게 돌아선 만큼 당분간 지수대비 강한 흐름을 보이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 업종인 항공, 해운, 유틸리티 등의 업종과 유동성 장세 수혜주인 은행, 증권 업종이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증시는 4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5일 소폭 하락했다.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계속됐고 ISM 4월 서비스지수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7일 발표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서 반영될 은행권 부실에 대한 우려가 사흘 연속 상승을 가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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