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갈아타기전에 이것부터 따져라"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 2009.05.08 05:54
"펀드에 1500만원 정도 불입했는데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900만원 가량 남았어요. 이거 그냥 둬도 될까요? 아니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야 할까요?"

한 펀드 투자자가 인터넷에 올린 고민이다. 원금 유지는커녕 마이너스 수익률에 시름이 깊어지자 펀드 갈아타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그는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일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유지하는 게 좋을까.

펀드 및 재무설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펀드 갈아타기 전 고려할 사항들을 알아본다.

◆"자투리펀드라면 갈아타라"

펀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는 지난 2007년께 펀드 열풍이 불면서 무턱대고 펀드에 가입한 경우다.

지금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투자자들이 펀드 에 대한 정보를 상대적으로 많이 얻은 뒤 가입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펀드는 일단 가입만하면 펀드매니저들이 알아서 관리해준다'고 인식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단순히 수익률을 근거로 펀드를 갈아타는 것은 적절치 않다.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재테크 수단이므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성격에 따라 갈아타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가입해 있는 펀드가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라면 갈아타도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안정균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물론 지금이 펀드를 갈아타야 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설정액 규모가 100억 이하 자투리 펀드라면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자투리 펀드는 지금이라도 갈아타는 게 유리하고 자투리 펀드에 대해선 판매사나 운용사가 고객들에게 갈아탈 것을 권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자투리 펀드 수가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아울러 펀드 설정액의 변화 추이와 변화 원인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펀드 설정액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후 설정액이 계속 줄어드는 펀드의 경우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설정액이 줄어드는 추세라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섹터펀드의 경우 최근 성과가 좋아 환매도 늘고 있지만 설정액이 줄어드는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펀드, 환헷징형으로 갈아타라"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환노출형과 환헷지형을 구분해야 한다.

안 연구원은 "과거 해외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 중 자신의 펀드가 환노출형인지 헷지형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환노출형에 가입했다면 환헷지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펀드는 5~10년 후를 내다보며 투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환율에 대한 투자는 20~30년 단위이므로 펀드와 환율 간 사이클이 맞지 않아 환율에 따른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는 환율이 올라 환노출형펀드가 더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환헷지형이 유리할 것"이라며 "펀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은 자신의 펀드가 환노출형인지 환헷징형인지 알아본 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성향과 포트폴리오 점검하라"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펀드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것이었는지 그리고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불필요한 펀드는 아니었는지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안 연구원은 "펀드를 갈아타기 전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였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위험 투자자가 가치형펀드에 가입했다면 수익형펀드로 갈아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가치형과 성장형펀드 구분 및 투자성향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펀드에 가입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포트폴리오에서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의 비율이 6대 4 또는 7대 3 정도로 구성되지 않았다면 이에 맞도록 펀드를 갈아타야 한다"며 "또 섹터펀드는 전체의 5~10%로 구성해야 하고 과하게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규현 포도재무설계 상담위원은 "자신의 간접투자 목적과 기간, 소득공제와 기타 서비스 등 부가혜택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다"며 "꼼꼼한 재무설계 없이 금융기관의 마케팅과 캠페인에 현혹돼 펀드에 가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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