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올인'하는 대우인터

더벨 하진수 기자 | 2009.05.06 06:00

[해외자원개발 M&A]⑨15억 달러 자금 조달 관건...M&A 이슈 집중도 떨어뜨려

이 기사는 05월04일(08: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광구를 포함해 3개의 개발광구와 페루8광구 등 3개의 생산광구, 8개의 탐사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 운영권을 갖고 직접 생산에 나서고 있는 곳은 미얀마 A-1(51%), A-3(51%) 광구 두 곳이다.

미얀마 A-1, A-3 가스전은 국내 기업이 발견한 해외 가스전 중 최대 규모로 가스전의 매장량이 4.6~7.7TCF에 달해 우리나라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시가총액의 67%(1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되는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은 대우인터내셔널 해외자원개발 부문의 핵심사업이다.

오는 2012년 미얀마 가스전 생산이 시작될 경우 유입되는 현금은 생산물 분배계약에 의한 비용 우선회수를 포함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생산 단계 광구인 페루8광구, 오만KOLNG, 베트남11-2광구에서 지난해 거두어들인 이익이 연간 세전이익 기준으로 약 350억~4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막대한 규모다.

국가적으로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만 특정 국가나 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은 대우인터내셔널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 편중이 심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미얀마의 경우 최근 자원보유국에 유리한 생산물분배계약(PSC)이 추진되며 에너지사업개발의 국유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등 신(新)자원민족주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약 15억달러(한화 2조3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조달에 나서야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2년 생산을 예정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얀마 가스전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자금조달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외부차입 방식.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26일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해 자금조달을 시작했다. 앞서 1월 9일에도 단기차입을 통해 500억원을 확보했다.

자산매각과 M&A 작업이 시장 여건상 장기화될 수 있는데다 지금과 같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미얀마 가스전 지분 매각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이 외부차입만으로 필요자금을 확보하기는 힘들다. 원화값 폭락으로 인해 국내에서의 자금조달은 경제성이 떨어지는데다, 막상 해외조달에 나선다고 해도 국내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외화조달금리가 리보금리(LIBOR) 보다 6~8%포인트(600~800bp) 높아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인터내셔널로서는 당초 계획했던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서둘러 미얀마 가스전 시설 투자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24%)의 가치는 유상증자 참여 당시의 주가인 18만5000원으로 평가할 경우 총 9100억원 규모로, 대우인터내셔널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교보생명 지분을 기업공개(IPO) 이후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자산관리공사 방침에 따라 올하반기중 지분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얀마에 올인중인 대우인터내셔널 해외자원개발의 최대 복병 가운데 하나는 민영화 대상이라는 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신성장산업인 에너지ㆍ광물 자원개발사업을 중점 발전시키고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윤병은 부사장은 일본 종합상사들을 벤치마킹해 새로운 미래 성장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영화 대상이 M&A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정부 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침으로써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M&A 계획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35.5%)측이 교보생명 상장과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 따른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 산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수차례 연기해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M&A 계획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캠코를 비롯해 8개 주요 금융기관(지분율은 68.8%)으로 구성된 대우인터내셔널의 주식공동매각협의회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두고 저울질을 계속하는 이상, 대우인터내셔널이 기업 전체의 역량을 해외자원개발에 집중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자본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중 M&A가 구체화되기는 쉽지 않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 M&A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한 정부의 의지가 이번 딜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