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7일로 연기한 이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5.04 08:35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어리석은 시장과의 대립<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1997년 겨울...

평생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서 일을 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한 댓가가 고작 내가 가진 것을 다 빼앗겨 버리는 것이라면 세상은 너무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동안 연신 엉엉 울기만 했었다. 입가로 흘러드는 찝찌름한 눈물의 맛이 익숙해질 무렵...왜 이런 고통이 필자에게 주어져야 하는지 고민했었고 그 이유를 좀 알고 싶었다.

나름대로 공부하고 추적하면 할수록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마치 보이지 않는 연기와 같은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배후를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필자도 그들에 대한 증오로만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에는 이들과 싸워 이길 생각만 했다. 알맹이는 없으면서도 힘으로 이겨보려는 어린 아이와 같은 생각이었다.

야생마를 다룰 때는 힘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내가 말의 등에 올랐어도 그 말이 나의 무게를 느끼지 못해야만 야생마를 다룰 수 있다. 시장을 모르고 단지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만으로 이겨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참으로 어이없는 발상이었다.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을 어떻게 하면 키워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는데, 이상하게도 금융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들에 대한 증오도 차차 누그러졌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은 맞서는 것이 아니라 화합하는 것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야생마의 등에 오를 수 없다.

이번에도 그들은 필자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10년 주기로 오는 위기도 겪어 보았고 30년 주기로 오는 대위기도 맛을 보았으니 이제 볼 것은 다 본 셈이다.

금융위기... 참으로 대단한 전략이었다. 물론 아직 중대 헤게모니를 쥐고 있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말이다.

지금은 전 세계에 주요 기관들이나 은행들에게 거의 빠짐없이 그들이 배달한 고성능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전부를 날려 버릴 수 있는 폭탄의 뇌관을 흔들면서 콧대가 높은 강호들을 제압하고 있다. 만약 재정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모두 죽을 수 있다고 말이다.

세계인들이 재정투자를 강화함으로서 그들은 각종 파생상품(이를테면 CDO)의 거품을 보상받을 수 있다. 즉, 세계 물가가 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 주어야만, 자산 가격에 다시 거품이 생길 정도가 되어야만 현재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재정투자를 확대한다면 당장의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냥 치료는 되지 않는다. 엄청난 희생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 외 방법이 없다.
여러 차례 거론했었지만 이제 각국의 재정투자를 통해서 엄청난 부의 이동이 생기게 된다.

10년 주기의 작은 위기, 그리고 30년 주기의 큰 위기를 통해서 세계인들의 노동의 댓가는 이렇게 마치 세금처럼 거두어 진다.

그렇다고 한탄만 하자는 것은 아니다. 고통은 언제나 우리를 변화시킨다. 세상이 평온하다는 것은 변화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격변은 부의 지도를 바꾼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 10년마다 오는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언제나 제공하게 된다. 부의 이동이 생기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부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하늘의 문이 한 번씩 열리게 된다.

부의 이동은 막을 수 없지만 그것 역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내야할 세금쯤으로 생각해두자. 억울하다고만 생각하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없다. 나만 도태되는 것이다.


그럼 부의 이동을 가능하게 했었던 그 전략을 다시 한번 조명해보자. 오래전에 필자는 MBS와 CDO, 그리고 더욱 폭발력을 높일 수 있게 하는 CDS에 대하여 월요 칼럼을 통해 차례로 거론했었다.

이 놀라운 기획력이 돋보인 발명품들을 과연 누가 생각을 해내었을까?

물론 이들의 폭발력을 높일 수 있던 것은 부동산의 부실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그 이전까지 미국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부실이 나올 수가 없었던 구조였다. 그 이유는 적어도 부동산을 매수할 때에 20%는 현금을 내야했으니 말이다. 부동산의 구매자가 구매한 이후 부동산이 20% 이상 빠지기 전에는 부실이 나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부동산시장에서 벌어진 일들은 2005년부터 아주 은밀하게 진행되었으며 여러 곳에서 치밀한 계획들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버블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당연히 안전장치를 풀어놓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집을 살 때에 소득 증명도 면제해 주었고 나중에는 홈 에쿼티 라는 명목으로 집을 구매할 때에 반드시 현금으로 내야만 하는 나머지 20%에 대해서도 아무런 소득 증명 없이 대출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돈 한 푼 없이 주택을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 신용사회의 최고봉인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신용 없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일이 가능했을까?

다들 말도 안 되는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아무런 보장도 없이 집을 살 수 있고 또한 그 사람의 신용도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단지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었다면...그것이 사실이라면 언젠가는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

자산가치의 100%를 그것도 아무런 수입도 없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데 부도가 어찌 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문제는 부도가 나게 될 경우에 분명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인데...

여기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 한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폭탄이 되어 버린 부동산을 담보로 한 유동화 증권인 MBS의 발행에 희한한 구조의 면죄부를 부여했다는 점이 놀랍다.

즉, 그 MBS를 만든 사람은(물론 유동화 회사나 혹은 미국의 IB가 될 것이다.) 이 채권을 발행한 이후 3달이 지난 시기 안에만 부도가 나지 않는다면 책임이 없다는 면죄부였다.

세상에!!!

어느 부동산 관련 채권이 3개 월 만에 부도가 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는 엄청난 보상을 주었다. 돈이라는 마약 앞에서 미국의 은행들은 미쳐 날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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