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해외진출 난맥··M&A가 돌파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5.04 07:47
- 베트남 제철소 부지 선정 다시··멕시코선 신종플루
- 공장설립 뿐 아니라 M&A 병행 전략이 해법

포스코의 해외진출 계획들이 잇따라 암초를 만나면서 포스코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 중점 추진해온 공장설립(그린필드)형 해외투자 뿐 아니라 인수·합병(브라운필드)방식 해외투자도 병행하는 전략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인 베트남에서 최근 현지 당국이 자연보존 문제 등을 이유로 부지 변경을 요청함에 따라 포스코는 부지 선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초 포스코는 총 50억달러를 투입, 연산 18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 반퐁만 주변 총 942ha(약 285만평)를 일관제철소 건설 부지로 선정했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반퐁만 주변을 일관제철소 설립의 최적지로 판단했지만, 이곳이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관광명소라는 점에서 베트남 정부가 부지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빠르면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포스코의 멕시코 자동차 강판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라는 복병을 만났다. 자동창 강판공장이 들어설 멕시코 동부 탄피코 지역에는 아직 신종플루 발병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염 사태가 확산될 경우 준공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멕시코시티 인근에 거주하고 있던 포스코 직원 가족 약 20명은 신종플루를 피해 지난 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공장 건설에 참여 중인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직 철수 계획이 없지만, 해당 지역에서 발병자가 나올 경우에는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제철소 설립을 염두해두고 포스코가 추진해온 우크라이나 철광석 광산 개발 계획도 잠정 중단됐다. 당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대우조선의 루마니아 조선소에 후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구상 아래 기획됐으나 대우조선 인수에 실패하면서 광산 개발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에서의 제철소 설립도 인근 광산에 대한 탐사권이 나오지 않아 3년째 답보 상태다.

이에 포스코는 해외에 공장을 직접 설립하는 전략 뿐 아니라 해외 제철소를 통째로 사들이는 방안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2월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브라운 필드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인수·합병(M&A)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러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용광로(고로) 제철사들이 포스코의 주된 M&A 타깃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지나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말쯤이면 해외 M&A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포스코의 해외 공장설립 계획 가운데 상당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제철소들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M&A를 병행해 추진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