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은 5월에도 순매수한다… 왜?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9.04.30 15:28

경기회복시 韓기업 순익 급증 판단, IT·자동차·금융주 선호

외인들이 연일 한국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30일에도 57517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30.94포인트 끌어올렸다. 연초이후 5조3804억원을 순매수중이다. 한국증시 PER(주가수익배율)이 14배에 달했다며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일부 증시전문가들을 무색케 한다.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외국인들이 고평가(!) 부담을 무릅쓰고 한국주식을 연일 매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인들의 순매수 이유를 한두가지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글로벌 IB들은 △ 밸류에이션 매력△ 경기침체 완화 △ 영업레버리지 △ 한국증시 비중 축소 등을 꼽고 있다.

먼저 한국증시가 여전히 가격 매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JP모간 아시아 투자전략가인 안드리안 모와트는 "단기급등했지만 5월에도 한국 대만 중국 증시를 매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여전히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평가 논란이 있지만 한국증시의 올해 EPS(주당순이익)는 과거 평균치보다 10% 가량 낮고 내년도 순이익이 급증할 경우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의 침체 둔화도 외국인 순매수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모간스탠리는 한국은행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발표직후 "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1% 성장, 한국경제가 경기침체를 비켜갔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의 가격 및 기술 경쟁력과 중국 내수부양정책의 수혜, 원화절하, 추경편성 등으로 바닥권 탈출 신호를 보였다고 호평한 것.

이처럼 경기가 바닥을 벗어날 경우 높은 영업레버리지로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한국기업의 선취매 필요성이 높아진다.

UBS는 지난 17일 한국증시 조정시 경기민감주를 매수하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시 한국기업의 영업레버리지가 높아 EPS(주당순이익)가 급격히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경제가 2010년 3.1%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경우 2010년 기업이익 증가는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맥락에서 UBS는 경기방어주보다 경기민감주를 추천했다. 전형적인 경기민감주인 현대차 현대모비스) KB금융지주 POSCO 동국제강) 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물론 신세계 제일기획처럼 꾸준히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기업도 매수리스트에 올렸다.

크레디트 스위스(CS)도 지난 20일 조정국면을 우량주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신용시장과 경기전망이 점차 개선되고 있고 외국인의 한국증시 비중이 낮아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800조원대의 풍부한 부동자금과 최근 증가추세의 위험선호도 등도 조정 시 매수이유로 제시했다.

◆ "글로벌 과점기업에 대하 프리미엄 부여중"


국내 기관들도 외국인 순매수 지속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 주식본부장은 외국인 순매수를 "위험선호도 증가와 벤치마크 보다 낮은 한국증시 비중 확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으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위험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증시 등 신흥시장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2005년후 한국비중을 과도하게 낮춘 벤치마크 투가가가 한국비중을 다시 높이면서 한국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자산운용사 주식본부장도 "한국기업들이 IMF와 IT버블 등을 거치면서 한단계 도약한 전례를 외국인들이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금융위기 이후에 크게 부각될 수 있는 우량기업들을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 이후에는 재무구조 우량기업, IT 버블 이후에는 내수 우량기업들이 각광받은 것처럼 이번 금융위기를 넘길 경우 글로벌 과점체제를 형성할 수 있는 우량기업들을 선취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과점업체에 대해 프리미엄을 주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순매수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신흥시장중 경기회복초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ㆍ대만 등에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들의 매수기준이 현수준의 밸류에이션만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애널리스트가 주장하는 고평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즉 경기침체와 환손실이 겹친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한 시장 PER(주가수익배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필석 본부장도 "과거 경험을 비춰보면 경기회복 초입국면에서는 해당년도 EPS로 추정한 PER는 항상 고평가상태였다"며 "내년도 국내 GDP가 3%만 성장해도 국내기업 순이익은 50%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현재의 고PER 부담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PER 14배라며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은 주식시장의 생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논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식본부장도 고평가 주장은 주식매매에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LED 2차전지 대체 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산업에서 한국기업들이 시장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더라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IT뿐만 아니라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은행주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매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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